1.
버스정류장 앞 포장마차에서 점심으로 튀김을 먹고 있는데, 지나가던 앳된 여학생이 핫도그를 사들며
”여기 테크노마트가 어딨어요??”
”뒤돌아보면 저게 테크노마트여.”
……. -ㅁ-
뭐... 나도 교보빌딩 앞에서 교보문고 어딨냐며 헤매고 다닌 적이 있으니... -_-;;
지방 살다가 서울에 있는 학교 입학했다거나 그런 게 아닐까. 지하철 입구에 대학생들 짐 싸들고 잔뜩 모여있는 게 어디 놀러가는 모양이던데. MT 떠나러 모임장소 가는 길에 서울 지리가 낯설어서 길 물어봤을 수도 있고.
2.
강변역에서 남양주 가는 버스가 꽤 많은데, 그 중에서 100번은 고속도로로 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절약되는 편이다.
구질구질 비가 쏟아지는 중에 기다리던 버스 도착. 냉큼 달려가자
”이거 말고 다음에 오는 1-5번(노선은 비슷하나 이쪽은 국도로 진행) 타세요.”
”왜요??”
”지금 고속도로 말도 못하게 막혀요. 평소엔 1시간도 안 걸리던 길을 2시간 반을 왔네. 이 다음 차도 2시간 밀렸어요.”
……. -_-;;
얌전히 기사님 말씀 듣기로 하고 잠시 후 도착한 1-5번에 탑승. 널널한 버스 안에서 기사 아저씨와 만담 주고받으며 약 1시간 후에 집 도착.
도중에 고속도로 고가구간이 살짝 보이던데, 차들이 아예 멈춰서서 움직이질 않더군. 노동절에 징검다리 휴일 겹쳐서 여기저기 놀러들 나온 모양인데... 날도 꿀꿀하고 도로 막힐 거 뻔히 알면서 굳이 차 끌고 나오는 이유가 뭘까.
서울 떠나 살아 보니, 주말엔 나돌아다니지 않고 그냥 집에 처박혀 있는 게 제일 편하더라. -_-)ず~
다음의 주옥같은 서비스 정책 덕분에 시작된 일련의 뻘포스팅 시리즈도 여기서 마감.(특정부분 발음 주의)
소개글도 결국 지난번 포스팅의 재탕이 되어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작이 뿜어내는 광채가 흐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너무 늦게 만났음에도, 서른을 넘긴 올드 게이머를 이토록 빠심으로 불타오르게 해 준 이카루가에게 감사와 응원을.
극한까지 패턴화를 추구한 게임 디자인 덕분에, 이카루가에는 더블플레이(플레이어 한 사람이 1P와 2P 기체를 양손으로 동시에
조작하는 플레이)를 비롯한 공식화된 패턴과 스타일이 존재한다. '하드 난도로 ALL 체인 + 노 미스 플레이'같은 초절정
고수들과 비교하면 위 플레이는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각자 다른 신체능력과 플레이 스타일, 그리고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가진 두 사람이, 1년여(+ a)에 걸친 기간 동안
귀중한 시간을 쪼개가며 모니터 앞에서 함께 패드를 잡고, 서로의 패턴과 장단점을 연구하며 끊임없이 호흡을 맞추어, 그렇게
일심동체가 되어 이루어낸 결과물이 이 동영상이다. 앞으로 치고 나가서 적탄을 막아내며 파트너를 위해 이동경로를 확보해 주거나, 교대로 움직이면서 보스의 공격을 받아치는 자연스러운 콤비네이션은 하루 이틀 연습으로 몸에 익는 것이 아니다.
슈팅게임을, 그것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흥분하고 애태웠던 적은 없다. 동영상 업로드 사이트에 달린 '사실은
너네 부부지?', '쌍둥이냐?', '그냥 결혼해 버려!!'라는 시기와 부러움이 섞인 리플들에 피식 웃으며, 미스가 날 때마다
철렁하는 가슴을 부여잡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말로 눈물이 왈칵 솟을 만큼 빠져들고 말았다.
점수와 콤보를 기준삼아 기계적으로 평가한다면 '최강'의 플레이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이렇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두 사람의 플레이는 분명 최고이다.
화려한 탄막과 아름다운 록온 레이저 뒤에 가려진 처절한 오피셜 스토리를 그대로 재현해낸 궁극의 싱크로 플레이.
탄막이 어떻고, 보스 격파 타임이 저떻고 하는 소리는 여기서는 접어두자. 자신의 삶과 신념을 걸고 절망에 도전하는 신라와 카가리의 모습을 모니터 너머에서 떠올릴 수 있다면, 길면서도 짧은 이 동영상의 가치는 그걸로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