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해도 친척한테서 공짜로 얻은 물건.
언뜻 보면 휴대폰처럼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 크기나 버튼 배치가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며 돌아다니기엔 딱이다.
태그에 적힌 한자나 일본어가 제대로 표시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건 MP3를 휴대폰에 넣기 위해 일일이 전용 포맷으로 인코딩하는 귀찮은 절차가 필요없어졌다는 사실. 다운로드보다 CD에서 MP3를 직접 뽑아내 듣는 나같은 사람은 역시 플레이어가 따로 있는 게 나으려나?
짜증나는 메× 플레이어를 다시는 볼 일이 없기를.


----------------------------------------------------------------------------------
Commented by 양군 at 2007/04/04 10:45
저도 따로 있는게 낫더군요'ㅡ'a;;
지금 제 mp3가 동영상도 되는거긴한데, 동영상 일일이 인코딩하기가.. 심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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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고 돌아오는 골목길, 주택가 안마당에 봉오리를 맺은 목련을 보고 찰칵. 이제 막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다 여물려면 조금 더 있어야겠다.
요번 주말에 비 온다는데, 안 떨어지고 무사히 넘기면 예쁘게 활짝 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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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 공략에 의지하여 겨우겨우 2부까지 끝내고 처박아 두었다가 2년 만에 재개. 그 동안 스토리나 진행상황도 완전히 잊어먹은지라 3부 역시 일본 웹을 뒤져가며 깨작깨작 플레이중.

미니맵을 안 보면 아군 적군도 분간하기 어려운 정신없는 지도화면이나

뻑하면 도망가는 녀석들 때문에 100 단위까지 데미지를 계산하고 몇십 번씩 리셋을 해야 하는 피말리는 보스전.

여기에다 개인적으로 지독하게 싫어하는 전멸노가다고속 클리어를 강요하는 시스템, 불친절한 메뉴와 기어가는 로딩 , 각종 버그… 불평거리야 잔뜩 있다.

그럼에도 그 편하고 쉽다는 알파 시리즈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이걸 붙들고 있는 이유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 증원에 가슴 졸이며 옹기종기 진형을 짜고, 도망가기 직전까지 보스 체력을 깎아놓고 필살기 동시공격으로 날려버릴 때의 짜릿함. 실수가 용납되지 않고, 상황을 그르치면 여지없이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난이도. SFC용 3차로 로봇대전을 시작한 입장에서는 어딘가 불친절하면서도 빡빡한 이녀석에 묘한 친근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스토리야 늘 그렇듯 여기저기 짜깁기에 원작을 모르면 한없이 썰렁한 패러디의 연속. 그래도 '전투 10분에 대화 30분'이라는, 매니악한 성우장난 & 캐릭터 패러디 노벨로 변해버린 알파 이후의 최근작들에 비하면, 임팩트에는 '기본은 어디까지나 전투, 대화는 덤'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감각이 아직 살아있다.
먹을것으로 치면 말랑한 게맛살만 줄곧 먹다가 오랜만에 딱딱한 말린 오징어를 씹는 기분이랄까. 씹고 비트는 맛에 적당히 뻑뻑한 느낌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이러쿵저러쿵 떠들었지만, 결국은 요녀석들이 TV 화면에서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대 로봇대전 오리지널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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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사이트에 게재했던 글을 옮겨오면서 일부 수정.
PD1~ADPD2의 게임화면은 PC9801판의 것입니다.


파워돌??
코가도 스튜디오의 토끼팀에서 제작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슈발츠쉴트」와 더불어 1990년대 코가도의 전략게임을 대표했던 장수 시리즈.
가까운 미래, 인류의 새 보금자리가 된 개척행성 '옴니'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배경으로, 플레이어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특수부대 'DoLLS'를 지휘하여 구출, 잠입, 파괴공작과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부대원 전원이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미소녀물이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그 내용물은 치밀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본격 전쟁물. 특히 부대 편성부터 기체 선택, 심지어 무기에 쓸 탄약 종류(!!)까지 직접 설정해야 하는 하드코어한 시스템은 미인 캐릭터에 혹해 달려든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을 좌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당시 전략게임의 주류이던 대전략 시리즈에서 개별 유니트가 단순한 병기/소모품으로 인식되던 것에 비해, 본작은 유니트와 플레이어를 이어주는 매개로서 '사람(파일럿)'을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유니트 하나하나에 감정을 이입하며 보다 깊이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게임에 등장하는 DoLLS 대원들은 게임잡지에서 인기투표가 실시되거나 PC통신상에서 개인별 팬클럽까지 생겨날 만큼 인기를 누리기도 하였다.

1994년 첫 작품 이래 넘버가 붙는 정식 시리즈는 6까지 제작되었으며, 중간중간에 이식판과 합본 등이 발매되어 타이틀 수는 10개가 넘는다. 한국에는 PD1부터 4까지 한글화를 거쳐 정식으로 발매.
이하 각 작품별로 간략한 설명.

파워돌 시리즈 공식 홈페이지 : http://www.kogado.com/html/usagi/pd_map.htm

내 홈페이지 : http://mine1215.cafe24.com/
파워돌 관련자료, 기초지식 및 미션 공략 예제.


POWER DoLLS(1994)
23세기, 인구문제와 자연재해 때문에 새 땅을 찾아 우주로 나선 인류는 신천지인 행성 '옴니'를 발견하여 개척해 나간다.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 초광속 항성간 항해기술이 발달하자 지구정부는 옴니를 직접 식민통치하기 위해 군대를 파병하고, 피땀흘려 일군 새 보금자리를 하루아침에 빼앗기게 된 개척민들은 이에 반발하여 독립전쟁을 일으킨다.
지구군의 압도적인 병력에 맞서 옴니군은 인간형 기동병기 '파워로더'를 실전에 투입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제177특임대대 3중대, 'DoLLS'가 역사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각종 정보창이나 작전화면 등의 인터페이스는 최근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리즈 첫 작품으로, 미인 파일럿들을 내세운 겉포장과는 전혀 딴판인 본격파 전쟁 시뮬레이션. 시리즈 전체의 기반을 이루는 '브리핑·작전입안 → 부대 및 장비 편성 → 본임무 수행'으로 이어지는 게임 시스템과, 전투중에 공격과 이동을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육성 요소 등은 이 당시부터 거의 완성되어 있었으며,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래픽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본작의 게임성은 우수하다.

MISSION1 머나먼 댐 대작전(遠すぎたダム大作戰)
MISSION2 나이아가라 드롭(ナイアガラドロップ)
MISSION3 키드냅 작전(キッドナップ作戰)
MISSION4 오버킬 작전(オ-バ-キル作戰)
MISSION5 마운틴 하이크(マウンテンハイク)
MISSION6 스피어헤드 작전(スピア-ヘッド作戰)
MISSION7 아토믹 버스터(アトミックバスタ-)
MISSION8 옴니신드롬(オムニシンドロ-ム)
MISSION9 파워돌즈(パワ-ド-ルズ)


POWER DoLLS2(1994)
독립전쟁은 옴니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지구파 잔존세력과 군수재벌이 결탁하여 反정부 무장조직 '디어스'를 결성, 옴니는 또다시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다. 독립전쟁이 끝나고 해산되었던 DoLLS도 4년 만에 재결성되어 다시 전장으로 향한다.

PS판의 게임화면은 PC판에 비해 해상도가 딸려서 비좁은 느낌을 준다.
사기병기로 이름높은 리니어 캐논. 지나치게 강력했던 탓인지 3부터는 삭제.

파일럿 기능, 로더 포켓 등 새로운 요소와 신규 캐릭터를 추가.
역대 시리즈 가운데 팬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뿌리깊은 인기를 유지하는 타이틀로, PS를 비롯해 다양한 기종으로 이식되었다.

MISSION1 나이트 크루즈(ナイトクル-ズ)
MISSION2 리얼 나이트 크루즈(Rナイトクル-ズ)
MISSION3 와이어 커터(ワイア-カッタ-)
MISSION4 머디먼데이(マディマンデイ)
MISSION5 스톰 아웃(スト-ムアウト)
MISSION6 옥토퍼스 헌팅(オクトパスハンティング)
MISSION7 젠카(ジェンカ)
MISSION8 만다린 카페(マンデリンカフェ)
MISSION9 웜홀(ワ-ムホ-ル)
MISSION10 딥 스파이럴(ディ-プスパイラル)


POWER DoLLS2 DASH(1995)
시간적으로 2 본편의 '젠카'~'만다린 카페' 사이의 기간에 벌어졌던 전투를 수록한 외전격 작품.

설정상 2에서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았던 전임 대장 하디가 우정출연하며, 작전의 성패에 따라 다음 미션이 달라지는 일종의 분기 시스템을 도입. 캠페인 도중에 미귀환자가 발생하면 포로구출용 미션도 등장한다.
장비/항공기에 지뢰와 수송헬기가 새로 추가. 조합한 기체와 병기·장비 패턴을 저장해 두었다가 다른 멤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편성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쾌적해졌다.

MISSION1 활주로의 우울(滑走路の憂鬱)
MISSION2 웨지 버스터(ウェッジバスタ-)
MISSION3 클로즈 셰이브(クロ-ズ·シェイブ)
MISSION4 피어 나이프(ピア-·ナイフ)
MISSION5 프라이빗 비치(プライベ-トビ-チ)
MISSION6 후크 힐(フックヒル)
MISSION7 앤트라이온(アントライオン)
MISSION8 큐브 스캔(キュ-ブ·スキャン)
MISSION9 스트라이크 모스(ストライクモ-ルス)
MISSION10 레인 댄스(レイン·ダンス)

*싱글미션
디나이 폴(ディナイ·フォ-ル)
연습장에서…(演習場にて…)


ADVANCED POWER DoLLS2(1996)
디어스 전쟁 종결 후에도 여전히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과격파 조직을 제압하는 임무에 투입된 DoLLS.

초기 시리즈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 이번에는 '그녀'도 정규멤버로 참전한다.
완전히 새로 그려진 캐릭터 그래픽. 2에서 투입된 신참들도 드디어 정식 전투복(붉은 수트)을 입고 등장.

초기 파워돌의 게임 시스템이 꾸준한 개량을 거쳐 본작에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작들(PD2, DASH)에서는 1회 플레이에 12명으로 제한되었던 육전부대원이 처음부터 22명 전원 선택 가능. 일부 미션에 분기 채용. 스나이퍼 라이플과 다탄두미사일, 패시브 센서 등의 장비가 새로 추가.

*그랜드크로스 작전(グランドクロス作戰)
랜드 슬립(ランド·スリップ)
런치박스(ランチ·ボックス)
우드팩커(ウッド·ぺッカ-)
인섹트 넷(インセクト·ネット)
트레저 헌트(トレジャ-·ハント)
스프링 스톰(スプリング·スト-ム)
크로스 로드(クロス·ロ-ド)

*데드폴 작전(デッドフォ-ル作戰)
힌터할트(ヒンタ-ハルト)
인섹티사이드(インセクティサイド)
터미트리(タ-ミテリ-)
콘서베이션(コンサ-ベ-ション)
파서(パ-サ-)
록인(ロックイン)
데드폴(デッドフォ-ル)

*P웍스 작전(Pワ-クス作戰)
폭스 헌트(フォックス·ハント)
스트롱홀드(ストロングホ-ルド)
히든 식(ヒドゥンシ-ク)


POWER DoLLS3(1999)
PD2의 무대가 된 디어스 전쟁 종결 후 약 100여년. 옴니를 개척했던 구이민과 나중에 새로 지구에서 이주해 온 신이민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고, 차별을 견디다 못한 신이민세력은 결국 '사이펠트 공화국'을 수립하고 독립을 선언한다.
내전으로 치닫는 옴니에서 새로운 멤버들이 펼치는 신생 DoLLS의 활약상.

새로 도입된 인사 시스템. 규정된 격추수를 채우면 진급이 가능.
인공지능이 별로 좋지 않으므로 수시로 전장을 둘러보며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제작진이 전면교체되면서 전작까지 익숙했던 턴제 시스템을 과감히 탈피하여 하프리얼타임 시뮬레이션으로 변모하였다.
기존 시리즈의 플레이어들에겐 생소한 리얼타임제로 게임 시스템이 변경. 제작진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장르인 탓에 밸런스 조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체감 난도는 전 시리즈 가운데 최저. 싹 물갈이된 캐릭터나 100년 후라는 배경 설정에도 적지않은 무리가 있고, 덤으로 초기판(일본어판 기준)에는 극악한 버그까지 있어서, 2까지의 이른바 '초대' 팬들에게는 많은 비난과 반발을 사기도.
격추수에 따른 진급과 계급에 의한 소대장 시스템이 추가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우선적으로 밀어주는 캐릭터 게임의 경향이 짙어졌다.

MISSION1 프리 애로우(フリ-アロ-)
MISSION2 어설트 시티(アサルトシティ-)
MISSION3 디스트럭션(デストラクション)
MISSION4 힐 클라임(ヒルクライム)
MISSION5 바이러스 버스터(ウイルスバスタ-)
MISSION6 브레이크 아웃(ブレイクアウト)
MISSION7 데저트 스톰(デザ-トスト-ム)
MISSION8 익스페리먼트 데이(エクスペリメントデイ)
MISSION9 체크메이트(チェックメイト)
MISSION10 카운터 어택(カウンタ-アタック)
MISSION11 인비테이션(インビテ-ション)
MISSION12 카운트 다운(カウントダウン)


POWER DoLLS4(2000)
옴니연방과 사이펠트 공화국의 정전협정으로 싸움은 일시 종결을 맞았지만, 이는 한때의 평화에 지나지 않았다. 수개월 후, 사이펠트가 협정을 파기하고 다시 국경을 침공하면서 전쟁은 계속된다.

새로 투입된 신형기체. 각자 전용 무장이 있으며 일정 용도에 특화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3의 시스템을 계승. 여기에 소대대형·자동공격 설정과 같은 자잘한 새 시스템과 더불어 무기와 능력치 등의 밸런스가 조정되고, 미션에 제약사항이 늘어나면서 난도는 전작에 비해 많이 상승하였다(고 해도 3이 지나치게 쉬웠을 뿐).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잘 잡힌 하프리얼타임 시뮬레이션으로 높은 완성도를 갖추게 되었다.
일부 대원이 교체되었으며, 게임 후반에는 기존 파워로더와는 다른 계통의 기체인 X○-10 시리즈와 신병기가 등장하여 난도 하락에 일조.
파워돌 시리즈 중에 본인이 처음으로 플레이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낯선 용어와 시스템을 익히기 위해 설명서를 붙들고 사흘 밤을 지새고, 첫 미션에서 5초 간격으로 세이브를 하며 삽질했던 일들은 이제는 아련한 추억.

MISSION1 레프트 얼론(レフトアロ-ン)
MISSION2 슬레지 해머(スレッジハマ-)
MISSION3 폭스 테일(フォックステイル)
MISSION4 테이크 더 A트레인(テイク·ザ·Aトレイン)
MISSION5 루킹 플레이스(ル-キングプレイス)
MISSION6 루트208(ル-ト208)
MISSION7 디 알골(ザ·アルゴル)
MISSION8 잭 오 랜턴(ジャック-オ'-ランタン)
MISSION9 레드 데빌(レッドデビル)
MISSION10 나이트 소일(ナイトソイル)
MISSION11 노스 울프(ノ-ス·ウォルフ)
MISSION12 그레이트 사이클론(グレ-トサイクロン)
MISSION13 더 윌(ザ·ウィル)


POWER DoLLS5(2002)
사이펠트 전쟁 중반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전선을 타개하기 위한 옴니연방군의 대규모 공세와 그 선봉을 맡은 DoLLS의 강습작전.

쿼터뷰로 바뀐 작전화면은 기존의 톱뷰에 비해 보기가 불편해졌다는 의견도.

추가로 투입된 신형기. 격투 및 저격용.

내용상으로는 4의 '디 알골'~'잭 오 랜턴' 사이에 있었던 전투를 수록한 외전이면서 타이틀에는 '5'라는 정식 넘버가 붙은 의문의 작품. 3·4에서 시도했던 하프리얼타임제가 반응이 안 좋았는지 다시 턴제 시스템으로 선회, 작전화면은 톱뷰에서 쿼터뷰로 변경.
부대인원에 일부 변동이 있으며, 전작에 이어 격투·저격 등에 특화된 신형 로더가 추가로 등장.

MISSION1 스트라이크 팩키지(ストライクパッケ-ジ)
MISSION2 헬프스트하임(ヘルプストハイム)
MISSION3 데드콜렉터(デッドコレクタ-)
MISSION4 오버캐스트(オ-ヴァ-キャスト)
MISSION5 페데스탈(ペデスタル)
MISSION6 폴 언더(フォ-ルアンダ-)
MISSION7 라운드 업(ラウンドアップ)
MISSION8 체스넛(チェスナッツ)
MISSION9 슈발츠발트(シュバルツバルト)
MISSION10 럼버잭(ランバ-ジャック)
MISSION11 배터링 램(バタリング·ラム)
MISSION12 트라펜 야크트(トラッペンヤクト)
MISSION13 블록버스터(ブロックバスタ-)


POWER DoLLS5X(2002)
5 본편의 '데드콜렉터'~'오버캐스트' 사이에 벌어졌던 '나키스트 공방전', 5에서 자리를 비운 소이니 등의 멤버가 참여한 '38호 특별군사연습', 신멤버들이 DoLLS에 참가하는 계기가 된 전투를 재현한 싱글미션 수록. PD4 이후의 2기 DoLLS 대원들을 본작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메인캠페인(나키스트 공방전)
노스 윈도우(ノ-スウィンドウ)
브레이스렛(ブレスレット)
플롭 업(プロップアップ)
백본α(バックボ-ンα)
백본β(バックボ-ンβ)
배트리스(バットレス)
이뮤니티(イミュニティ)

*서브캠페인(38호 특별군사연습)
크로스보우(クロスボウ)
타이거 헌트(タイガ-ハント)
래빗 헌트(ラビットハント)
#645
#648

*싱글미션
오프 태클(オフタックル)
에프럭스(エフラックス)
배틀 프랙티스(バトルプラクティス)
블래스트(ブラスト)


POWER DoLLS6(2004)
사이펠트와의 전쟁이 끝나고, 전후처리를 위해 다시 집결한 DoLLS.

참전 멤버는 대폭 감소. 편성화면은 이전 시리즈와 큰 변화 없음.
풀 폴리곤으로 이루어진 작전화면. 광고 동영상에선 꽤 괜찮아 보였는데….

리얼타임제 시도에 이어 이번엔 아예 3D 슈팅액션으로 장르를 바꾸면서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인공지능이나 조작감 등에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내 손으로 파워로더 조종을!' 꿈꾸던 팬들의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POWER DoLLS 탄생 10주년 기념작'이란 수식어마저 다른 팀에서 제작한 「블루 플로우」에 슬그머니 빼앗기고 만 비운의 작품.
오프닝에서 툰 렌더링으로 등장한 페이옌 대장은 의외로 예뻤다….

MISSION1 Bonus Track
MISSION2 I've Been Working on The Railroad
MISSION3 Side B
MISSION4 Native Dancer
MISSION5 Counter Plot
MISSION6 Crossover
MISSION7 Birdland
MISSION8 Custom
MISSION9 Night Dreamer
MISSION10 Steel Giant


POWER DoLLS → Blue ×××?
2004년에 발매된 6 이후 -합본이나 리메이크를 제외한- 파워돌 시리즈의 신작에 대한 소식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이며, 2005년에는 파워돌(+ 라세츠)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면서 전투 난도를 대폭 낮추고, 미소녀게임의 요소를 도입해 스토리와 캐릭터성에 중점을 둔(미소녀 + 인기성우 + 萌え!!) 신작 「블루 플로우」가 다른 제작팀에 의해 개발·출시되었다.(주1)
소개 페이지를 읽어 보면 '신규 유저들에게는 기존의 파워돌은 너무 어렵다'는 것이 본 작품을 내놓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턴에서 리얼타임, 다시 턴으로 액션으로, 겉모습은 이리저리 바뀌었을지언정 10년이 넘도록 본격 전쟁물을(그것도 PC로!) 고집해 오면서 시리즈 넘버로는 6, 타이틀로는 아홉 작품이나 내놓았던 장수 시리즈도 '더 쉽고, 더 친절하고, 더 보기 좋은' 게임을 원하는 요즘 유저들의 입맛에는 따라가기 힘들었던 모양.

주1) 코가도 스튜디오 안에는 다수의 게임 개발팀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각자 동물 이름으로 구별된다. 모든 파워돌 시리즈(1~6)는 토끼팀, 블루 플로우는 돌고래팀에서 개발.

편성이나 전투 등의 기본 시스템은 파워돌과 흡사하지만…
대놓고 노린 캐릭터나 '더듬기 모드(!!)'를 보고 기겁한 골수팬들이 적지 않았을 듯.

본작을 발매하면서 '파워돌의 입문격 타이틀'이라는 선전문구로 신규·기존 유저층을 모두 감싸안고, 더불어 노쇠기미가 역력한 파워돌 시리즈까지 다시 추슬러 보려는 제작사의 속내가 엿보인다.
실제로도 신규 유저(메카닉에 관심있는 미소녀게임 팬?)들의 반응이 괜찮았는지 팬디스크와 주제가 싱글도 발매되고, 2006년에는 미소녀물 요소를 더욱 강화한 후속작 「블루 블래스터」가 제작되었다.
후속작 역시 흥행이 좋았는지, 신속한 수정패치에 이어 주제가 싱글과 드라마CD, 팬디스크가 연이어 발매되었고, 개발진의 자신만만한 코멘트에서는 더 이상 '파워돌의 입문격 타이틀'이란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라면 3년이 넘도록 신작 소식이 없는 파워돌 대신, 앞으로는 '블루 시리즈'의 후속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연애 어드벤처 + 덤으로 전투' 형식으로.

유명 캐릭터 디자이너 + 호화 성우진 + 캐릭터별 멀티엔딩 + 더욱 쉬워진 전투.
파워돌과의 연관성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부대'라는 설정과 '파워로더'라는 단어뿐. 애시당초 제작진부터 게임의 방향성, 목표로 삼은 소비자층도 파워돌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작품이었으니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파워돌'의 이름값을 내세워 얄팍한 눈속임을 하지 않았다면 올드팬들의 평가도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려 변화하는 시류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현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한 채 파워돌 시리즈의 후속작을 애타게 기다리는 골수팬으로서는 신작들의 이런 달라진 분위기가 어색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씨앗을 바라보는 우주세기 팬의 기분이란 게 이런 느낌일까?


추가사항(2010.4.) :
PD6 이후로 정식 넘버가 붙은 신작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합본 타이틀인 「POWER DoLLS 2 PLUS DASH」, 「POWER DoLLS 2 Complete BOX」와 「POWER DoLLS 5 plus X」, 리메이크인 「POWER DoLLS 1」이 발매되었다.
블루 시리즈는 사실상 완결되었고, 2010년 예정이던 슈발츠쉴트 신작도 개발이 중지되어, 현재 코가도 스튜디오 라인업에서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은 없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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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사이트에 게재했던 글을 옮겨오면서 일부 수정.
본문의 게임화면은 모두 PS용 오리지널판 「발키리 프로파일(이하 VP)」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PS판 발매 당시의 오리지널 표지.
PSP판의 '레너스'라는 부제는 속편이 제작되면서 구별을 위해 붙은 것.
어느 틈엔가 이름 철자도 LENUS → LENNETH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간단 소개
트라이 에이스 제작, 에닉스(현 스퀘어 에닉스)에서 발매를 맡아 1999년에 내놓은 액션RPG. 그리스 신화보다는 다소 지명도가 낮은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하여 신계전쟁 '라그나록'에 얽힌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공식 사이트 : http://www.valkyrieprofile.com/


▷스토리
긴 잠에서 깨어난 전쟁의 여신 발키리는, 최고신 오딘으로부터 거인족과 신들의 최종전쟁인 '라그나록'에 대비하여 인간 전사들의 영혼을 천상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임무를 수행하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 그리고 발키리 자신과 신계전쟁의 뒷면에 감추어진 진실….
죽음의 저편을 나아가는 전사들. 그들 앞에 놓인 결말은 신조차도 알 수 없다.

옛 울프팀 시절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오프닝 애니메이션.


▷게임의 흐름
플레이어는 전쟁의 여신 발키리가 되어, 싸움터에서 죽음을 맞이한 인간들의 영혼을 모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주된 임무는 인간계 미드가르트를 살펴보면서
정신집중 → 동료 이벤트 → 던전 탐색
을 되풀이하여 동료들을 모으고 단련시켜 신계 발할라에 전송하는 것으로, 선택된 전사들은 '아인페리아'로 불리우며 신계에서 벌어지는 거인족과의 전쟁에서 활약하게 된다.
게임은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고 각 챕터는 다시 일정 단위(피리어드)로 이루어지는데, 동료를 찾거나 던전을 탐색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피리어드와 챕터가 진행된다. 각 챕터가 종료될 때마다 신계에서의 전쟁상황과 전송된 아인페리아의 근황이 표시되고, 가끔씩 스토리에 관련된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종 단계에 들어서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어떻게 이끌어 왔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3가지의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미드가르트 상공에서 정신을 집중하면 동료 후보자나 던전의 위치 정보를 알려준다.

활동의 주요무대가 되는 던전은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의 난이도 설정에 따라 그 종류와 출현 숫자, 내부구조까지 달라진다. 던전 탐색은 기본적으로 각종 지형지물과 정석을 이용해 진행하는 퍼즐식 액션으로, 일부 장소를 제외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밀고 당기고, 줄타기에 슬라이딩, 공중부양까지… 다채로운 액션.

정석 사용법을 확실히 익혀 두어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지도상의 적들을 공격하거나 접촉하면 전투 개시. 정석으로 얼리거나 회피용 아이템으로 통과할 수도 있다.

간단하면서도 짜임새있게 만들어진 전투 시스템은 VP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부분. 전투에 참가하는 4명의 파티원은 패드의 4버튼에 각각 대응되어 있어, 복잡한 조작이 필요없이 버튼만 눌러 주면 해당 캐릭터가 무기/마법으로 적을 공격한다. 동료 캐릭터는 사용하는 무기나 공격형태, 타격점이 각기 다른데, 이를 잘 조합하면 연속공격으로 경험치에 보너스를 받거나 다음 행동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기도 한다. 또한 콤보 게이지를 채운 후에는 강력한 결정기나 대마법을 발동시켜 단숨에 적을 쓸어버릴 수도 있다.
개인 아이템이나 MP 따위에 잔신경을 쓸 필요 없이, 리듬액션을 즐기는 기분으로 버튼을 타닥거리고 있으면 쑥쑥 올라가는 콤보 게이지와 화려한 필살기를 감상할 수 있다.

공격이든 마법이든 버튼 4개로 모두 해결. Simple is the best!
"그 몸에 새기거라!" 발키리의 결정기 니벨룽 발레스티.

엔딩을 다 보았어도 즐길 거리는 잔뜩 남아있다. 난이도별로 획득 아이템이 달라진다든지, BGM이나 캐릭터 보이스 등의 전통적인 모으기 메뉴. VP의 세계를 남김없이 맛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가지 난이도로 한 번씩은 플레이해 봐야 한다.
본편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숨겨진 던전에서는 터무니없이 강력한 적들과 초절정 사기급 아이템(+ α)이 완전정복을 노리는 플레이어들의 혼을 불태울 것이다.

전투시 대사가 기록되는 보이스 콜렉션. 100%를 채워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려면 중노동 필수.
숨겨진 던전에서 놀고 싶으면 HARD에서만 출현하는 특정 아이템을 모아야 한다.


▷잘 만들었지만 완벽하진 않다
북유럽 신화를 변용한 참신한 세계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캐릭터와 섬세한 그래픽, 일류 성우들의 멋진 연기, 인상적인 음악, 단순한 경험치 노동을 뛰어넘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는 전투 시스템 등등….
본작을 이야기할 때면 으레 칭찬거리로 쓰이는 재료들이다. 위에 적은 장점에 대해서는 직접 플레이해 보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터이니, 굳이 여기서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면에서 수작을 넘어서는 괜찮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선뜻 대작이나 명작 칭호를 붙이기엔 지나치기 힘든 단점들 역시 많다.

제작진은 그렇게도 '새로움'을 강조하고 싶었을까? 메뉴를 열면 의미불명의 수많은 약어와 수치들이 화면에 들어차 있다. 처음엔 뭔가 싶어서 잔뜩 긴장했다가, 다른 게임에서도 쓰이는 용어를 이름만 바꾼 것이 대부분이고(DME란 게 결국은 HP와 같은 뜻), 몇몇을 제외하면 의미를 몰라도 게임 진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걸 알고 나서는 힘이 쪼옥.
설명서에 용어해설이 실려 있긴 하지만, 일본어도 모르면서 무작정 게임을 시작한 대다수 한국인 유저들에게는 글자 몇 줄이라도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불친절한 게임 진행.
3가지의 멀티엔딩이 있지만, 실제로 엔딩까지 플레이하는 동안 게임상에서는 여기에 대한 힌트를 전혀 얻을 수 없다. 정보가 부족하고 제대로 된 공략도 없었던 발매 초기엔 몇 번씩 엔딩B만 보다 접어버린 플레이어들도 꽤 많았다. 본작이 한국에 알려졌을 때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나마 다행인 건 게임잡지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충실히 공략을 해 주었다는 정도.

말 잘 듣는 착한 신에겐 칭찬과 포상이, 말 안 듣고 반항하면 무자비한 숙청이.

설정상으로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실제로 게임 안에서는 외모나 공격형태, 결정기 그래픽을 제외하면 각자의 특성을 찾기가 힘들다. 스킬이나 마법들이 전부 공통이라서 레벨이 올라 모든 스킬을 끝까지 배우고 나면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버리기 때문. 풍부한 설정을 살려서 캐릭터 속성에 따라 장비 제한을 둔다거나, 다른 사람은 쓸 수 없는 전용 특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최대의 문제점인 버그. 자잘하거나 애교스러운 수준을 넘어서, 멀쩡히 플레이하던 도중에 게임을 리셋해야 될 정도로 치명적인 것들도 있다. 던전의 특정 위치에 걸려서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심지어는 한창 전투중에도 CD(물론 정품)를 못 읽겠다며 화면을 멈추고 끽끽 비명을 질러댄다. 한참 전에 세이브해 놓은 긴긴 던전에서 이런 꼴을 당하면….
각종 리뷰나 감상에서 본작이 나쁜 평가를 받은 경우는 대부분이 버그 때문이었다. 공략 사이트에 '버그 증상 및 대처법'이 리스트까지 만들어져 별도 항목으로 내걸릴 정도라니. 더구나 패치도 불가능한 콘솔용 게임에서! 어쩌다 한 번도 아니고, 특정 상황에서 확실하게 문제가 터진다면 정말 심각한 거 아닌가?

캐릭터 스킬 목록은 후반에 가면 전부 찍고도 포인트가 남아돈다. 몇몇 스킬은 버그로 아예 효과가 없음.
HARD에서만 등장하는 귀하신 캐릭터 리세리아. 멋모르고 신계로 보냈다간 버그 때문에 영원히 안녕이다.


▷지극히 기본적인 의문 - 감상하는 롤플레잉?
본작의 장르는 '액션 롤플레잉'. 외국 신화에서 빌려오긴 했지만 나름대로 변형시킨 스토리도 괜찮고, 수많은 등장 캐릭터들도 -설정상으로는-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이다. 시원시원 진행할 수 있는 던전이나 전투 파트도 충분히 합격점…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어딘가 개운치가 않다. 액션RPG에서 액션은 이만하면 됐고… RPG??

RPG를 RPG답게 만들어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배경세계의 현실감주변인물과의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양식이든 일본식이든, RPG의 세계에서는 허름하나마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지나가는 엑스트라1에게도 최소한의 대화는 마련해 주고 있다. 이들은 플레이어가 자신과 주인공을 동일시하며 게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본적인 장치인 것이다.
캐릭터나 스토리가 화려한 가구나 실내장식이라면 그것들을 담고 떠받치는 배경세계는 주춧돌이나 기둥, 탄탄한 외벽과도 같다. 최고의 각본에 일류 배우들이 출연해도 무대가 부실하면 그 연극은 싸구려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이런 기준에서 봤을 때, 본인이 평가하는 'RPG로서의 VP'는 낙제점을 면할 수 없다.

경험치 모아서 레벨 올라가면 RPG 아니냐고? 그럼 이건?
RPG의 레벨업 요소를 도입해 오락실에서 인기를 누렸던 「천지를 먹다(1989)」.

VP의 인간세계인 미드가르트의 마을이나 도시에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정보와 사람들이 모이는 주점이나 여관, 물건 파는 상점은 물론 거리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없다. 인간세계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이런 최저한의 구성요소들이 결핍되어 있어서 도무지 현실미가 느껴지지 않는다.(주1)
그나마 몇 없는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라곤 두어 채뿐이고, 한 줌도 되지 않는 마을사람들은 달랑 대사 하나. 챕터는 계속 지나가고 이야기는 엔딩을 향해 치닫는데, 스토리상 벌어지는 강제이벤트를 제외하면 아무런 변화도 없다. 게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산골마을 물레방아는 계속 돌아가고, 사람들은 내내 같은 자리에 서서 대사 한 글자도 바뀌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마을에는 동료 구하러 한 번, 이벤트나 유품이 있으면 그것 때문에 다시 들르고는 땡. 다음부터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나마 마을 모양새라도 갖추고 엑스트라도 대사 두어 줄씩은 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다른 일본식 RPG들과 비교하기가 민망해진다.

각 챕터가 끝나고 신계로 돌아가 보면 현재 전황에 관해 설명을 해 주지만, 그 설명이란 것도 덜렁 그래프 한 장에 대사 몇 마디가 고작인지라 전혀 느낌이 오지 않는다. 열심히 키워 올려보낸 아인페리아의 활약상도 마찬가지 취급. 일단 신계로 전송해 버리면 그대로 엔딩 볼 때까지 이별이다.

절절한 사연을 겪으며 발키리에게 부름받은 영혼들 역시 일단 동료가 되고 나면 존재감을 멀찌감치 내던져 버린다. 전세계에서 온갖 잡다한 인간들이 모여들었으면 자기네끼리 티격태격하거나 주인공에게 몇 마디 건넬 법도 한데, 그런 일은 전혀 없다. 그네들이 나설 자리라고는 유품이나 스토리 관련 몇몇 이벤트(그것도 일부 캐릭터 한정), 그리고 전투화면이 고작. 나머지 시간엔 경험의 보주나 쓰다듬으며 짐짝처럼 메뉴 한 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게임 안에 현실세계로서 존재해야 할 인간계와 신계, 그리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동료들마저도 주인공과는 완벽히 단절된 채 겉돌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게임은 장대한 세계관과 엄숙한 분위기를 앞세워 근사하게 출발하지만, 본편 스토리는 결국 발키리와 중요인물 몇 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상을 주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의지로 시나리오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고는 하나, 이를 위해서는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정해진 패턴과 숫자를 맞추며 일정한 루트를 따라가야 하고, 그 결과 롤플레잉 게임의 참재미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어 자신이 게임을 이끌어가는 자연스러운 감각'과는 동떨어진 '제작진이 던져주는 스토리 쫓아가기'에 머물고 만다.
줄거리는 눈과 머리로 이해할 수 있을지언정 '발키리 = 나'라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함께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한다면, 전세계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드라마가 한낱 잘 만들어진 종이인형극 수준으로 한없이 초라해져 보이는 달갑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신없이 연극을 감상하다 문득 고개를 돌려 보니 배우들의 열연에 가려 눈에 띄지 않던 허술한 무대장치.
스포츠 게임을 기동시키고 3D 모델링과 모션 캡처로 실제인물을 빼닮은 선수들이 뛰노는 경기장에 집중하다 색종이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듯한 썰렁한 관중석에 무심코 눈길이 갔을 때.
첫 플레이의 흥분과 엔딩의 여운에서 벗어나 차분히 둘러본 발키리 프로파일의 세계는 그런 느낌을 주었다. 이벤트에나 쓰이고 마는 1회용 소품이 아닌, 게임 안에서 살아 움직이며 또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세계. 그런 가능성이 엿보이는 설정자료집을 뒤적이며, 그것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본편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주1) 작품의 원전이 되는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신화에 비해 인간계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게임 설정과 시스템의 특성상 VP에는 여관이나 상점같은 인간세계의 시설이 필요없다. 캐릭터나 스토리 외의 부분을 간략화시킨 것은 "딴 데 신경쓰지 말고 여기에 집중해!"라는 제작진의 노림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게임 진행에 필요없는 부분에까지 일부러 수고를 들일 이유가 없다, 그렇게 말해버리면 간단히 끝날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테마로 다루고 있는 본작에서, 단순히 게임과 상관없다는 이유로 사소하지만 플레이어의 정서에 직접 와닿는 이런 부분을 소홀히 취급했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이유는 멍하니 버튼을 두드리며 숫자놀음과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함이 아니라, 게임세계의 일부가 되어 그 안의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예쁜 캐릭터에만 신경쓰는 수많은 일본식 RPG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를 본작 역시 피해가지 못했다.
인간과 신의 중간자가 되어 인간세상을 여행하고, 거기서 살아가는 인간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 나아가는 발키리. 그리고 모니터 앞에서 게임을 마주하고 있는 유저 역시 인간이다. 주제의 전달이나 결말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라도 인간세계를 좀 더 깊이있게 다루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자인 원안대로 충실하게 재현된 거리. 그러나 '예쁜 배경그림'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똑같은 대사만 읊고 있는 당신은 대체….


▷총평
그래픽이나 음악, 성우 연기 등등,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요소들은 흠잡을 데가 없다. 실제 플레이를 해 봐도 퍼즐 요소를 가미한 액션게임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수준. 하지만 그런 장점들 이상으로 크게 다가오는 문제들이 있다. 불친절한 게임 진행과 치명적인 버그, '롤플레잉'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으면서도 플레이어에게 구경꾼 이상의 역할은 끝내 주어지지 않는 일방적인 구성.
값비싼 한정판과 설정자료집, 사운드트랙까지 구입할 만큼 푹 빠져서 재미있게 즐겼고, 누가 물어봐도 열렬한 팬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지만, 한발 물러서서 냉정한 눈으로 평가해 보면 명작으로 올라서기 위한 마지막 능선에서 발을 헛디뎌 한 단계 미끄러져내린 듯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FF4 이후로 줄곧 느껴왔던 일본식 RPG에 대한 의문점과 불만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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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