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 공략에 의지하여 겨우겨우 2부까지 끝내고 처박아 두었다가 2년 만에 재개. 그 동안 스토리나 진행상황도 완전히 잊어먹은지라 3부 역시 일본 웹을 뒤져가며 깨작깨작 플레이중.

미니맵을 안 보면 아군 적군도 분간하기 어려운 정신없는 지도화면이나

뻑하면 도망가는 녀석들 때문에 100 단위까지 데미지를 계산하고 몇십 번씩 리셋을 해야 하는 피말리는 보스전.

여기에다 개인적으로 지독하게 싫어하는 전멸노가다고속 클리어를 강요하는 시스템, 불친절한 메뉴와 기어가는 로딩 , 각종 버그… 불평거리야 잔뜩 있다.

그럼에도 그 편하고 쉽다는 알파 시리즈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이걸 붙들고 있는 이유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 증원에 가슴 졸이며 옹기종기 진형을 짜고, 도망가기 직전까지 보스 체력을 깎아놓고 필살기 동시공격으로 날려버릴 때의 짜릿함. 실수가 용납되지 않고, 상황을 그르치면 여지없이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난이도. SFC용 3차로 로봇대전을 시작한 입장에서는 어딘가 불친절하면서도 빡빡한 이녀석에 묘한 친근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스토리야 늘 그렇듯 여기저기 짜깁기에 원작을 모르면 한없이 썰렁한 패러디의 연속. 그래도 '전투 10분에 대화 30분'이라는, 매니악한 성우장난 & 캐릭터 패러디 노벨로 변해버린 알파 이후의 최근작들에 비하면, 임팩트에는 '기본은 어디까지나 전투, 대화는 덤'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감각이 아직 살아있다.
먹을것으로 치면 말랑한 게맛살만 줄곧 먹다가 오랜만에 딱딱한 말린 오징어를 씹는 기분이랄까. 씹고 비트는 맛에 적당히 뻑뻑한 느낌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이러쿵저러쿵 떠들었지만, 결국은 요녀석들이 TV 화면에서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대 로봇대전 오리지널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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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