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아사히신문2008. 9. 19. 09:16
원문 출처 : http://www.asahi.com/paper/column20080915.html


《天声人語》 2008.9.15.

花札から一枚を選ぶとすれば「芒(すすき)に月」である。黒い弧を描く芒の原と、赤い空いっぱいの白い満月。月は左に寄り、移ろう時までが見えてくる。省略 の果てに日本の秋が薫る、見事な意匠だと思う▼ゆうべ、仕事場から東空を望むと、薄雲の中に中秋の名月が浮かんだ。十五夜は満月とは限らない。そのくせ、必ず仏滅になるそうだ。だからとは言わないが、拝み損ねても気を落とすことはない。満月は今夜である▼世界で活躍する照明デザイナー、石井幹子(もとこ)さんが、近著『新・陰翳礼讃(いんえいらいさん)』(祥伝社)で月夜の値打ちに触れている。「陰翳の美しさを際立たせるのは、何と言っても月光であろう。『日本で理想の光の状態は何か』と問われれば、私は、迷わず満月の夜と答えたい」▼光か闇かという欧米流の二元論ではなく、石井さんは「光から闇に至る中 間領域」をいとおしむ。都市なら「優しい夜景」、家では「ほのかなあかり」だという。今どき、月あかりを楽しめる暗さは希少だが、時を選べば「光と闇の 間」に出会える▼先日、久しぶりにオリオン座を見た。均整のとれた姿はこちらの生き方を問うかのようだ。世事の転変に追われているせいか、自然や天文の 「変わらぬもの」にひかれる。〈名月の美しすぎる世の乱れ〉南千枝子▼まやかしだらけの世にも似て、明るいだけの夜は人を惑わす。たまには心静かに空を仰 ぎ、内省の時を持ちたい。独りでもよし、年の功を頼って人生の先輩と話すのもいい。敬老の日の宵、雲が切れればまん丸の、それも大安の月が出る。

화투패 중에서 한 장을 고르라면 '억새밭에 뜬 달'이다. 둥그런 검은 억새밭과 붉은 하늘을 가득 채운 하얀 만월. 달은 서쪽으로 흘러서 기울 때까지 눈으로 볼 수 있다. 여백의 미로 일본의 가을을 표현한 멋진 디자인이다.
어제 저녁, 일을 하다가 문득 동쪽 하늘을 올려다보니 옅은 구름 사이로 8월 보름달이 떠 있었다. 보름날이라고 꼭 만월이 되란 법은 없는데, 그 대신 반드시 불멸(仏滅, 역주1)이 된다고 한다. 그런 이유라서는 아니지만, 보름날 달을 못 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만월은 오늘 밤이니까.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조명 디자이너 石井幹子씨가 최근 저서 『신 음예예찬(新・陰翳礼讃)』에서 달밤의 가치에 관해 언급하였다. 「그늘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달빛이다. '일본에서 이상적인 빛의 상태는?'이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보름달밤'이라 대답하고 싶다」
'빛 아니면 어둠'이라는 구미식 이분법 대신, 石井씨는 '빛에서 어둠에 이르는 중간영역'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도시에서는 '은은한 야경', 집에서는 '어스름한 불빛'이라는 식으로. 달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어둠을 최근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지만, 시간을 잘 잡으면 '빛과 어둠 사이'는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오리온자리를 보았다. 아래위로 균형이 잘 잡힌 그 모습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였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쫓기고 있는 탓인지, 요즘은 자연이나 천문같은 '변함없는 것'에 관심이 가게 된다.

〈名月の美しすぎる世の乱れ〉南千枝子
어지러운 세상에 보름달만 유난히 아름답구나 - 南千枝子

거짓이 판치는 세상을 닮은 듯 휘황찬란한 밤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끔씩은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혼자라도 좋고, 지긋한 인생선배와 상담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경로의 날 밤, 구름이 걷히면 둥그런 대안(大安, 역주1)의 보름달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역주1 - 달력에 기록된 일시·방위 등에 관해 길흉과 운세를 기록한 것을 역주(暦注)라 하며, 그 중에서 先勝, 友引, 先負, 仏滅, 大安, 赤口의 여섯 날을 가리켜 육요(六曜)라고 한다.
육요 중에서 불멸은 '무엇을 해도 흉한 날'로 여겨져 이날은 혼례 등의 행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대안은 '만사가 형통한 길한 날'로 보아 이사, 개업, 혼례 등의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