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TV아니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뒷이야기를 다룬 것입니다. 본편의 결말에 대해 밝히고 있으므로, TV판 원작을 먼저 감상한 다음에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본문은 백합(Girl's Love) 요소를 약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르/요소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하십시오.
-원문 출처 : http://punpunpun.blog107.fc2.com/
분량이 많은 관계로 번역문은 몇 부분으로 나누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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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호무라 : (으음…….
따뜻해….
마도카…….)
마도카를 끌어안았던 손은 어느샌가 풀어졌다.
그 대신 마도카의 양손이 내 등에 둘러져 있었다.
잠든 동안에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구나….
12월도 이제 중순인데 여전히 따뜻하다.
그것도 가슴속까지….
호무라 : (이런 행복한 기분으로 시작하는 날도 있다니….
…마도카는 아직 안 일어났나?)
손바닥으로 마도카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어 봤다.
아무 반응도 없다. 역시 자고 있는 건가.
그래!
지금 식사 준비를 했다가 마도카한테 따뜻한 아침밥을 먹게 해 주자.
평소같으면 아침식사는 대강 해치우고 말지만,
오늘은 아침스럽게 된장국이랑 달걀부침도 해 봐야지.
졸린 눈을 비비며 식탁에 앉은 마도카 모습을 떠올리니 무심결에 미소가 새나온다.
그렇게 정했으면 바로 이불에서 나가야지!
마도카가 깨지 않게 양손을 풀려고 손을 가져갔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단단하게 꽉 얽혀 있었다.
어쩔 수 없지. 몸을 비틀어서 빠져나가야겠다.
빙글….
꼬옥~
몸을 돌리려고 했더니 더욱 세게 끌어안아서 꼼짝달싹할 수가 없다.
호무라 : ……마도카, 너 잠 깼지!
깼으면 이 손 놔.
마도카 : (……도리도리)
더 잘래….
고개를 젓더니, 마도카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호무라 : 알았으니까 마도카는 더 자고 있어.
난 아침 준비 하게.
마도카 : …….
그러나 마도카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는다.
호무라 : (어쩔 수 없다니까…….)
이렇게 되니 마도카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그때 머릿속이 반짝~
호무라 : (이건 어때?)
마도카의 턱에 손가락을 얹고 간질여 보았다.
마도카 : 우웅~~ 꼬르르르~
그러자 마도카는 기분이 좋은지 고양이처럼 목을 울린다.
호무라 : ……….
(재밌는데… 계속해 볼까.)
간질간질….
마도카 : 우웅~~ 꼬르르르~
간질간질….
마도카 : 우웅~~ 꼬르르르~
호무라 : (귀, 귀여워….
목을 간질여 보면 어떻게 될까?)
간질간질~
마도카 : (……부르르르)
간질간질~
마도카 : (……부르르르)
떨고 있어?
호무라 : (간지럽나 보네.
목 뒤쪽은 어때?)
사락….
마도카 : ?!(흠칫)
일순 몸이 굳어졌나 싶더니,
마도카는 날 끌어안고 있던 손을 머리 뒤로 돌려 내 손을 막았다.
때를 놓치지 않고 몸을 한 바퀴 굴려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마도카는 즉시 반응하여 날 붙잡으려고 몸을 내민다.
하지만 내가 한 발짝 빨라서, 마도카의 손은 허공을 움켜쥐었을 뿐이다.
나는 '해냈다!'는 표정으로 마도카를 보며 씨익 웃었다.
마도카 : 언니 약았어!
호무라 : 내가? 잠자는 척하고 있던 누군가가 아니고?
마도카 : 피이~~
휴일이니까 좀 더 자도 되잖아!
호무라 : 안 돼. 휴일이라고 게으름 피웠다간 몸이 둔해져서 안 움직여요.
마도카 : 언니랑 더 자고 싶은데…☆
호무라 : 귀여운 얼굴로 부탁해도 안되는 건 안돼!
살짝 마음이 흔들릴 뻔했다.
벌써 어리광을 몸에 익히다니… 얕보면 안되겠군.
호무라 : 그래도 졸리면 마도카는 계속 자고 있어.
마도카 : ……호무라 바보오….
결국 마도카는 토라진 채 침대에서 내려왔다.
걸음을 제대로 걷는 걸 보니 수면부족은 아닌 듯하다.
호무라 : 일어났으면 옷 갈아입고 세수하고 와.
마도카 : …호무라 꼭 엄마같아.
말투는 평소보다 엄했지만, 마도카가 응석을 부리는 걸 보고 속으로는 기뻐서 환호성을 참는 게 고역이었다.
세수를 하고 나오더니 병아리처럼 내 옆에 붙어 섰다.
요리는 혼자 할 테니까 더 자라고 말을 했지만,
자기도 돕겠다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
내 입으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1초라도 곁에서 떨어지기 싫다는 느낌?
호무라&마도카 : 잘 먹겠습니다.
정말 멋져.
두 사람을 위한 따뜻한 식사가 있다.
된장국과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달걀부침과 케찹이 어우러진 화려한 색.
그리고 눈앞에는 마도카가 있다.
마도카 : 에헤헷, 배가 고프니까 무지 맛있다~
호무라 : 나보다 먼저 일어났지…?
마도카 : 응. 5시 정도.
호무라 : 1시간이나 일찍?!
얘길 했으면 아침 더 빨리 만들었잖아….
마도카 : 그럴 줄 알고 일부러 안 깨웠지롱~(오물오물)
호무라 : ……얘도 참.
마도카 : 달걀 맛있다♪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오후 예정에 대해 얘기했다.
마을을 적당히 돌아다닐 생각이었지만,
마도카의 지갑 사정을 알 수가 없었기에 비용이 많이 안 드는 장소를 찾아보기로 제안했다.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은 최대한 피해야지.
호무라 : 마도카, 돈은 충분해? 어디로 갈지는 일단 주머니를 확인하고 나서 정하자.
마도카 : 별로 없어. 가능하면 돈이 안 드는 쪽이 좋겠는데.
호무라 : 알았어. 그럼 걸어서 갈 수 있는 데로 할까?
돈이 없다….
지금까지는 평범하게 생활한 모양인데, 어떻게 지냈을까.
일단 비용을 덜 들이려면 어디가 좋으려나…….
쇼핑을 하려고 해도 마도카가 생활이 어려울 만큼 돈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놀기 힘들 테고….
노래방, 영화, 볼링장…
하나같이 돈 드는 것들만 떠오른다.
내가 내 주면 좋겠지만 틀림없이 마도카는 거절할 거야…….
호무라 : 마도카,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
.
.
~시민체육관~
그렇군, 여기라면 비용을 많이 안 들이고도 놀 수 있겠다.
중학생은 2시간에 200엔이라고 한다.
오늘은 탁구와 배드민턴을 하는 날인 모양이다.
마도카 : 호무라는 뭐가 좋아?
호무라 : 뭘 하든지 마도카한테는 안 질 거 같은데.
마도카 : 그러고 보니 호무라는 체육도 잘했지?
결국 배드민턴을 하기로 했다.
마도카는 탁구보다는 배드민턴을 잘한다고 했으니까.
접수를 하고 라켓을 빌려서 2층 경기장으로 간다.
휴일에다 시간도 이른 탓인지 안은 텅텅 비었다.
안쪽에서 탁구를 하는 노인 모임이 한 그룹 정도.
마도카 : 배드민턴은 우리밖에 없네.
호무라 : 자리가 많아서 다행이다.
짐을 구석에 놓고, 마도카는 라켓 케이스를 열어 라켓을 끄집어냈다.
마도카 : 헤헷,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이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라켓을 쥐어 본 적도 없지만, 마도카에게는 밝히지 않았다.
일단 배드민턴 규칙 정도는 알고 있다.
마도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받아쳐서 넘겨주면 되겠지?
나도 라켓을 꺼냈다.
손잡이를 쥐고 몇 번 휘둘러 본다.
호무라 : (이렇게 하면 되나….)
붕… 붕…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났다.
……생각보다 재미있을지도.
가방에서 셔틀콕을 꺼내 마도카에게 건네주고 반대편 코트로 갔다.
붕, 붕…
호무라 : 언제든지 와 봐!
마도카 : 간다~
마도카가 셔틀콕을 쳐 올린다.
약간 앞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 재빨리 움직여 앞으로 라켓을 뻗는다.
그러나 셔틀콕은 도망치듯이 라켓 앞부분을 살짝 스쳤을 뿐이다.
마도카 : 미안. 지금 건 좀 짧았지?
'짧다'는 건 아마도 비거리가 안 나온다는 거겠지.
호무라 : (확실히 지금 서브는 좀 약했어.
그럼 이번엔 조금 앞쪽에 서 있을까?)
나는 셔틀콕을 주워 마도카를 향해 쳐 보냈다.
높이 솟은 셔틀콕을 마도카가 힘들이지 않고 쳐낸다.
마도카 : 에잇!
셔틀콕은 예상대로 앞쪽에 떨어진다.
이번엔 잘 노려서 아래에서 올려치는 식으로 리턴.
셔틀콕은 네트를 넘어 마도카가 있는 코트로 넘어간다.
호무라 : (좋았어!)
마도카 : 이얏!
이번엔 약간 오른쪽으로 넘어왔지만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받아냈다.
호무라 : (그래, 이젠 대략 거리감이 잡혀.
이번엔 마도카처럼 오버핸드로 넘겨 보자.)
조금 길게 넘어온 걸 보고 테니스에서 서브를 넣듯이 라켓을 어깨 뒤로 넘겼다가…
휘두른다.
하지만 셔틀콕은 스치지도 않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마도카 : 아하하, 호무라 헛스윙~
호무라 : …….
설마 운동을 하다가 마도카한테 웃음거리가 되다니….
이렇게 된 이상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호무라 : 다음 간다!!
.
.
.
~공원~
마도카 : 무지 재밌었어~~♪
호무라 : 하아, 하아…….
(배드민턴 따위 다시는 하나 보자.)
마도카는 가방에서 하얀 냅킨과 상자를 꺼냈다.
마도카 : 도시락 먹고 기운 내 호무라.
호무라 : 으으~~
이래가지곤 누가 언닌지 모르겠잖아!
마도카가 꺼낸 도시락통에서 주먹밥을 집어든다.
이렇게 된 거 분풀이로 마구 먹어버릴까….
호무라 : 냠!
마도카 : 후훗, 여기 차도 있어.
호무라 : 고마워….
마도카 : 호무라가 자신만만한 거 보고 나도 모르게 열심히 쳤나 봐.
호무라 : 마도카 꽤 잘하던데? 솔직히 의외였어.
마도카 : 엄마한테 배운 거야. 옛날에 배드민턴을 하셨대.
호무라 : (준코 아줌마가….)
어쩐지 잘 치더라.
그건 그렇고, 이제 오후에는 뭘 할까……
?! 저건…?
따끔…
욱신… 욱신…
호무라 : 이제 그만 갈까?
마도카 : 뭐? 벌써?
호무라 : 응. 충분히 쉬었어.
마도카 자리에선 놀이기구가 시야를 가려 보이지 않지만, 저건…
마도카네 엄마와 동생.
안쪽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나온다.
그대로 있다간 마도카랑 마주칠 거야!
호무라 : 얼른!(꼬옥)
마도카 : 으, 응.
마도카 손을 잡고, 최대한 놀이기구에 가리도록 숨으면서 나아간다.
호무라 : (제발, 우릴 알아보지 말아요….)
간절히 기도하며 발걸음을 서두른다.
제발…….
뒤쪽이 신경쓰여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호무라 : (?!)
……준코 아줌마의 눈은 우리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다.
아니,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아니다.
내 곁에 있는 마도카를 똑바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멍하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준코 아줌마는 집에 딸이 없다고 했다.
당연하지.
마도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마녀를 멸하는 개념으로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니까.
호무라 : (그런데 어떻게….)
마도카 손을 꼭 잡았다.
마도카 : 호, 호무라…?
부르지 말아요….
제발 우릴 그냥 놔두세요….
가족…
내 새로운 가족을 뺏지 말아요….
-마로카~~~!!
등 뒤에서, 혀짤배기 어린아이 목소리가 공원에 울려퍼졌다.
끝났다…….
마도카의 존재를 잊지 않은 건 준코 아줌마뿐만이 아니었다.
어린애라고 생각해서 방심했어.
진짜 가족의 연이란 게 이렇게도 깊을 줄이야…….
마도카는 뒤를 돌아보고 목소리 주인을 확인했다.
마도카 : 탁군……
……엄마?
마도카와 준코 아줌마의 시선이 마주친다.
마도카 손을 쥔 내 손에서 힘이 빠졌다.
더 이상 그녀를 붙들어 놓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마도카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힘주어 잡는다.
그리고, 떨고 있었다.
호무라 : (……마도카.)
틀림없이 엄마랑 다시 만나는 게 두려운 거야.
이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존재로부터도 잊혀졌다는 현실을 마주해야 하기에.
자신이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쓰라린 경험을 맛볼 것임을 마도카는 예감하고 있다.
타쓰야 : 마로카, 마로카~~
준코 : 잠깐, 얘도 참… 타쓰야!
준코 아줌마가 아들 손에 이끌려 이쪽을 향해 걸어온다.
마도카는 그 광경을 보고 뒤로 한 발, 두 발 뒷걸음질친다.
그러면서 내게 '가자'고 눈짓으로 재촉한다.
아니, 그건 아니야…….
호무라 : 괜찮아 마도카…….
마도카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마도카 : 호무라……?
나는 각오를 굳혔다.
호무라 : 사람은 뭐든지 그렇게 간단히 잊어버릴 순 없어….
그렇게 말하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두 사람에게 시선을 옮겼다.
호무라 : 안녕하세요. 지난번엔 커피 잘 마셨습니다.
준코 : 그, 그래….
아마 내 말은 제대로 들리지도 않겠지.
타쓰야 : 마로카~~!
타쓰야가 마도카에게 손을 뻗는다.
마도카 : ……탁군.
준코 : ?!
준코 아줌마는 마도카를 바라보며 침묵에 잠겼다.
호무라 : 이쪽이 전에 말했던 마도카예요.
준코 : 얘가….
그 이상은 아무 말도 안 하기로 했다.
계속 말해 봤자 쓸데없는 참견이 될 게 확실했으니까.
마도카는 다시 준코 아줌마를 보았다.
마도카 : 아……
처음 뵙겠습니다….
준코 : 아, 그래… 안녕….
타쓰야랑은 아는 사이니?
마도카 : 네, 그러니까… 그게…….
준코 : 그쪽 친구하고 둘이서 같이 놀아 준 거야?
마도카 : 그, 그런 셈이네요.
준코 : 그랬구나. 고마워….
……아니, 잠깐.
준코 아줌마는 오른손을 이마에 얹고 머리를 저었다.
준코 : 아냐 아냐. 그게 아니란 말이지.
마도카 : 네?
준코 : 너랑, 나랑, 타쓰야랑 애 아빠랑…… 넷이서…….
마도카 : 네, 네에?
준코 : 그러니까… 으음….
크으~~ 뭔가 여기까지 딱 올라오는데… 아아, 생각이 안나…!!
아우 짜증나~~~!!
마도카 : 풉…!
긴장의 실이 끊어진 것처럼 마도카가 웃었다.
거기에 이끌리듯이 준코 아줌마도 웃음을 터뜨렸다.
준코 : 아하하하… 그래 맞아. 이거야, 이런 느낌. 너하고는 대충 이런 사이였지?
뭐라고 할까. 전혀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미안.
마도카 : 후훗, 괜찮아요. 저도 마찬가지니까… 킥킥….
준코 : 거짓말 하긴. 내 얼굴 보고 깜짝 놀랐으면서!
마도카 : 헤헷, 그랬던가?
준코 : 그치만 네가 '처음 본다'고 하면 그런 거겠지?
마도카 : 네, 맞아요.
호무라 : (마도카…….)
준코 : 그런가….
그렇게 말하고, 준코 아줌마는 내게로 눈길을 돌렸다.
호무라 : (?!)
그 눈빛은 마치 ”우리 딸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호무라 : (어떻게…….)
준코 : 하지만 타쓰야랑 놀아 주었으니 다음엔 제대로 답례를 해야겠는데.
시간 나면 둘이서 우리 집에 놀러 오렴. 요즘은 토요일에는 쉴 수 있으니까.
마도카 : 알았어요.
호무라 : 고맙습니다.
준코 아줌마라면 ”우리 집 주소 알아?”라든지 하는 뻔한 얘긴 안 하겠지.
물론 나도 마도카네 집엔 가 본 적이 없다.
준코 : 후훗, 기대하고 있을게. 그럼 또 보자.
…아, 그래그래. 깜빡 잊고 말 안 했네.
너, 그 리본 엄청 잘 어울린다. 누가 골라줬는지 센스 만점인데!
마도카 : …….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준코 아줌마는 자리를 떴다.
마도카 : 후후… 자기가 자길 칭찬하네….
바보같아. 정말…….
눈물이 땅바닥에 떨어진다.
마도카 : 흑…….
나는 아무 말 없이 마도카를 끌어안았다.
마도카 : 잊지 않고…
기억해 줬어…….
엄마도…… 탁군도…… 날 잊지 않고…….
호무라 : 응…….
마도카 : 이젠 없는데…
예전에 있던 진짜 난 이제 어디에도 없는데…….
흐흑……
으아아아아아…………!!!!
마도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나는 마도카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앞으로도 떨어지지 않을 거야.
기적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
.
.
~마을~
마도카 : 왜 얘기 안 했어?
호무라 : 뭘?
마도카 손을 잡은 채 화려하게 조명을 밝힌 상점가를 걷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들뜬 발걸음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마도카 : 언니, 나 모르는 데서 엄마 만났지?
호무라 : 그런가….
마도카 : 내가 집에 안 간 것도 다 알고서….
호무라 : 마도카가 말을 안 하니까 나도 모르는 척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마도카 : 우우…….
호무라 : (네 앞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거든.)
무슨 이유로 마도카가 내 앞에 나타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넌 아까 '진짜 나는 이제 없다'고 했어.
준코 아줌마도 네가 딸이란 걸 알았지만, 끝까지 사실을 밝히진 않았고.
그렇게 되면 여기에 오래 있을 수 없으니까.
꿈은 언젠가 깨야 하는 법이니까.
호무라 : 고마워 마도카.
다시는 가족이랑 만날 생각이 없었는데,
널 보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어.
마도카 : …….
호무라 : (연말에는 집에 가 보자….)
그리고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줘야지.
변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 부모님도 날 받아들여 줄 거라고 믿어 보자.
마도카 덕분에 난 변했다.
그러니까…… 이젠 괜찮아.
.
.
.
~호무라네 집~
마도카는 오늘 밤도 거리낌 없이 내 이불로 들어왔다.
호무라 : 오늘도 같이 자는 거네.
마도카 : 이제 와서 뭘 새삼스레… 헤헷.
호무라 : 마도카…
괜찮아?
마도카 : 뭐가?
호무라 :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나랑 같이 보내도 괜찮아?
마도카는 가족을 택할 수도 있잖아.
난…… 이제…… 괜찮으니까.
……스스로도 잘 안다.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걸.
마도카 없이 혼자 살아간다니, 생각도 할 수 없다.
꼬옥…….
마도카가 날 끌어안았다.
마도카 : 내가 스스로 선택했어.
가족을…
정말로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을.
그러기 위해서 난 여기 있으니까…
그러니까…
앞으로도 호무라랑 계속 함께야.
훌쩍….
호무라 : 거짓말… 넌…….
마도카 : 거짓말 아니야.
약속했잖아. 계속 함께 있는다고.
날 꿈이나 환상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는 변함없이 여기에 있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호무라가 외롭지 않게 쭈욱 곁에 있을 거야.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거기니까.
호무라 : 그럼, 이건 내가 꾸는 꿈이 아니지?
마도카 : 에헤헤, 당연히 아니지.
호무라 : 네가 꾸는 꿈도 아니고?
마도카 : 그건 좀 가까울지도 모르겠네.
그치만…
난 사라지거나 하지 않아.
다시는 호무라를 놔두고 가 버리지 않을 거야….
호무라 : 마도카… 흑…….
아아아……
으아아아아아…………!!
마도카 : ……언제나 둘이 함께야.
.
.
.
호무라 : 이제 너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줄래?
마도카…… 넌 누구야?
어째서 내 앞에 나타난 거야?
마도카 : 어라? 이미 다 알아차린 줄 알았는데.
호무라 : 아무것도 몰라. 다 알면 이렇게 울지도 않지.
마도카 : 후후… 그렇구나….
그럼 조금만 더 비밀로 해 둘래.
호무라 : 뭐야 그게?
마도카 : 얘기하면 언니 또 울 테니까.
호무라 : ……그래.
세상에는 모르는 게 더 좋은 일도 있다.
그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호무라 : 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그건 그렇고, 너 생활은 괜찮니?
마도카 : 응. 문제 없어.
집도 있고, 돈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그럭저럭.
어떻게 해서 준비했을까?
점점 신경쓰이네.
호무라 : 마법을 써서 나쁜 짓 하거나 그런 거 아니지?
마도카 : 나 지금은 마법소녀도 아닌데.
호무라 : 마법소녀에 대해서는 아는구나.
마도카 : 앗…!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실수했다.
호무라 : 그럼 숨어서 몰래 무기 손질할 필요도 없었네.
마도카 : 옷장이랑 책상 서랍에 잔뜩 들어있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
벌써 다 들켰나….
그렇지만 마법소녀가 되지도 않고서 어떻게 이런 기적을 일으켰을까?
의문이 점점 깊어졌다.
호무라 : 마법소녀를 알고 있으면 얘기가 빠르겠네.
마도카, 난 너보다 훨씬 먼저 죽을 거야.
그럼 넌 또다시 혼자 남게 될 거고.
마도카 : 아… 으응.
호무라 : 꽤나 간단히 대답하네.
마도카 : 난 호무라하고 같은 시간밖에 살 수 없거든.
외톨이가 될까봐 걱정 안 해도 돼.
호무라 : 무슨 뜻이야?
마도카 : 헤헷, 그건 비밀.
호무라 : ……네가 어떤 존재인지 대충 알겠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마도카 : 응. 사소한 일은 신경쓰지 마.
호무라 : 네가 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만 아니라면 난 뭐든지 괜찮아.
마도카 : 그럼 아무 문제 없어.
얘기는 이 정도면 되겠지?
호무라 : 그, 그렇지만….
기쁜 표정을 한 마도카가 내 뒷머리를 손으로 감싼다.
마도카 : 오늘은 내 차례네….
나는 마도카에게 안기듯이 그녀 품에 감싸여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랑은 자세가 정반대네.
마도카의 손가락이 이마 부근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좌우로 두어 번 쓰다듬었다.
어쩐지 차분해져….
어깨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도카 : 후훗, 착하지 호무라.
호무라 : …….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마도카 품 안으로 몸을 웅크렸다.
마도카 말대로 고분고분 하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저항할 수 없는, 사람을 달래주는 기운에 눌려 반항할 마음도 들지 않는다.
오른손이 뺨을 어루만지고… 기분이 좋아서…….
나는 어린아이처럼 마도카를 꼬옥 끌어안았다.
호무라 : (마도카… 마도카…….)
역시 안 돼….
너 없이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녀는 조용히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흐릿해진 의식 속에서 문득 눈에 들어왔다.
침대 곁에 놓인 붉은 리본 2개가 꼬옥 묶여 있는 모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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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마지막 싸움 끝에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되는 꿈.
언제 적 일일까.
최근 일 같기도, 먼 옛날 일 같기도 하다.
결국 마녀를 쓰러뜨리고 나서, 마도카는 힘이 다하고 말았다.
이대로 있다간 마녀가 되는데….
마도카는 너무나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늘 그랬듯이 눈물을 흘리며 품에서 권총을 꺼낸다.
그때, 꺼져가는 목소리로 마도카가 속삭였다.
-언젠가… 마녀가 나타나지 않는…… 그런 날이 오면…
그때는…… 날 기억해 줘… 호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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