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TV아니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뒷이야기를 다룬 것입니다. 본편의 결말에 대해 밝히고 있으므로, TV판 원작을 먼저 감상한 다음에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본문은 백합(Girl's Love) 요소를 약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르/요소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하십시오.
-원문 출처 : http://punpunpun.blog107.fc2.com/
분량이 많은 관계로 번역문은 몇 부분으로 나누어 올라갑니다.
-다른 사이트나 게시판, 블로그 등으로의 전재는 금지합니다.
그 후로 계속, 마도카는 학교가 끝나고 우리 집에 들르게 되었다.
게임을 하거나, 함께 식사를 만들고, TV를 보고.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나한테는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녀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도 잊고 있었다.
아니,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마도카는 사라져 버릴 거야.
그런 불안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았기에.
~호무라네 집~
마도카 : 호무라, 다음 토요일에 시간 있어?
호무라 : 글쎄. 특별히 예정은 없는데?
마도카 : 그럼 둘이서 어디 나가 볼래?(생긋)
호무라 : 그래, 좋아.
마도카는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마도카 : 아니. 딱히 정한 데는….
호무라 : 그럼 적당히 거리를 쏘다녀 볼까?
마도카 : 응!
그렇게 마도카는 웃는 얼굴로 돌아갔다.
처음으로 마도카와 둘이서 외출.
다음 토요일이 언제 찾아올지 생각만 해도 정신이 아득해졌다.
.
.
.
~늦은 밤~
마미 : 아케미, 그쪽으로 갔어!
호무라 : 맡겨 둬.
시간을 멈추자 마수의 움직임이 멎었다.
방패에서 내 키의 절반은 되는 중화기를 끄집어낸다.
호무라 : 이걸로 마무리!
마수를 향해 로켓런처 방아쇠를 당긴다.
커다란 폭음과 함께 비명이 울려퍼졌다.
사야카 : 쳇, 또 전학생한테 멋진 장면을 뺏겼네.
호무라 : 일부러 노리고 한 건 아닌데.
마미 : 자자, 우리 목적은 마수를 쓰러뜨리는 거니까 누가 해치워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사야카 : 네, 알아요.
변신을 풀고 한숨을 돌린다.
사야카 : 근데 전학생, 너 이번 주말에 마도카랑 데이트한다며?
호무라 : 너, 네가 어떻게 그걸 알고…?!
사야카 : 히힛, 사야카 정보망을 얕보면 곤란하지~
마도카 얼굴에 다 써 있는 걸 보고 캐물어봤겠지.
마미 : 뭐야 뭐야?? 지금 뭔가 재미난 얘기 하지 않았어?
호무라 : 재미고 뭐고 그런 거 없다니까.
사야카 : 지난번에 얘기한 적 있지요? 우리 반에 전학생이 하나 더 온 거.
마미 : 아하, 아케미랑 똑같은 리본을 맨 그애구나.
그런데, 조사는 어떻게 됐어?
묘한 타이밍에 싫은 일을 생각나게 해 주는군.
호무라 : 한참 전에 얘기했을 땐 단박에 씹어버리더니, 이제 와서 믿을 마음이 들었어?
마미 : 어머, 신경쓰고 있었니?
그야 똑같은 리본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 리본, 신이 된 친구한테서 받은 거랬지?
이름에 외모, 리본까지 똑같다고 하면 더욱….
게다가 남들이랑 친하려고 들지 않는 네가 생판 모르는 전학생한테 그렇게 열심인 걸 보고서도 안 믿을 도리가 있겠어?
호무라 : 얘기하지 말 걸 그랬다….
마미 : 그애가 전에 다니던 학교를 조사해 보면 뭔가 나올 거라고 했지?
호무라 : 아직 아무것도 안 했어….
마미 : 이런, 부지런한 아케미답지 않게.
세계의 이치에 관계되는 일이라고 했지?
호무라 : …….
마미 : 네가 나서지 않겠다면 내가 조사해 볼까?
호무라 : ……마음대로 해.
(역시 얘기하는 게 아니었어…….)
사야카 : 솔직히 말해 봐. 너 어째서 마도카가 여기 나타났는지 알아?
호무라 : 그걸 알았으면 고생할 필요도 없지.
지금 이렇게 짜증을 내는 이유는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마법소녀의 사명을 내버려두고 있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마도카가 지키려던 이 세계를 지키는 것이,
그녀에 대한 우정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마도카를 배신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도 나는 두려웠다.
마도카의 정체를 밝혀내면 그녀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기에.
나 스스로는 거기에 다가서려 하지 않고 있었다.
마도카가 없는 생활이라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
.
.
그렇게 응어리진 마음을 끌어안은 채 도로변을 걷고 있었다.
-이런 시간까지 밖에서 뭘 할까?
자동차 한 대가 갓길에 멈추더니, 창 너머로 낯익은 여성의 얼굴이 보였다.
준코 : 같이 타고 갈까?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호무라 : 저, 그게… 저는…….
준코 : 지난번에 차 산다고 약속했지?
……고지식한 사람이군.
준코 : 나는 카페라떼. 넌 뭘로 할래?
호무라 : 카푸치노로 할게요.
점원 : 추가나 변동사항 없으십니까?
준코 : 그렇게 주세요.
학원에서 돌아오는 것치고는 꽤 늦었네.
부모님이 걱정 안 하시니?
호무라 : 혼자서 자취하거든요.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은, 설명이 귀찮아지므로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준코 : 지금 중학생이랬지? 벌써 자취를 해?
호무라 : 이젠 익숙해졌어요.
준코 : 그래… 나라면 이런 시간에 딸이 밖에서 돌아다니면 걱정돼서 난리가 날 거야.
……요즘에 마도카가 집에 늦게 돌아오니까 걱정하시는구나.
호무라 : 준코 아줌마는 이런 시간까지 회사일 하세요?
준코 : 바빠서 집에 못 들어오는 날도 있어. 가능하면 식사 정도는 온 가족이 함께 하고 싶은데.
그래도 뭐, 이제 곧 새해니까 연말에는 너도 집에 얼굴은 비쳐야지?
호무라 : 아마도…….
아마도 가지 않을 것이다.
준코 : 나도 대학생 때는 제멋대로 하고 다니는 바람에 부모님이 걱정 많이 하셨지.
지금은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있어서 연락하기 편해졌지만.
나이 들고 보니 아이들 건강한 모습 보고 싶다는 기분, 잘 알겠더라.
호무라 : 저도 알 것 같아요…….
그래도 나는 만날 수 없다.
너무나도 많이 변해 버렸으니까.
옛날처럼은 지낼 수 없다.
무엇보다 부모님 얼굴조차 기억이 안 나는 걸.
가족보다 친구 한 사람을 지키는 것을 선택한 결과가 이렇게 됐다.
이제 와서 무슨 얼굴을 하고 만나면 된다는 거야.
지금 세계가 만들어진 이후로는 누구와도 깊이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게 되었다.
같은 마법소녀인 사쿠라 쿄오코, 토모에 마미, 미키 사야카조차도.
당연히 나는 외톨이였다.
홀로 살아가다, 홀로 죽어갈 각오는 이미 오래 전에 했고…
그것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타성에 젖어 지내던 일상에, 어찌된 일인지 그녀가 전학을 왔다.
호무라 : 지금은 마도카랑 매일매일 함께 지내는 게 즐거워서….
덕분에 이렇게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준코 : 마도카… 라.
왜 그럴까… 굉장히 그리운 이름인데.
호무라 : (아……?)
준코 : 정말로 그런 이름을 가진 누군가가 내 옆에 있었던 느낌이야.
호무라 :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마도카는 바로 아줌마 딸…….
준코 : 어? 내가 뭐 이상한 소리 했니?
호무라 : 준코 아줌마는 딸 있지요?
준코 : 응? 아니. 내가 그런 얘기 했던가?
이럴 수가…….
마도카, 마도카는….
마도카가 그랬다.
자기한테는 가족이 있다고.
동생도 있다고…….
어떻게 된 거야?
호무라 :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나 봐요.
준코 : 아니, 신경쓸 거 없어.
게다가 아예 틀린 말도 아니고.
몇 번인가 이상한 꿈을 꿨는데….
먼 옛날을 회상하듯이 그녀는 말했다.
준코 : 너랑 똑같은 리본을 맨 여자애가 내 딸이고….
호무라 : 내, 내가 아니야!!
……저 아녜요.
준코 : 그야 나도 알지.
그리고 나서, 커피를 마신 다음 집까지 차를 얻어 타고 왔다.
이런 얄궂은 일이 있을까.
마도카의 정체를 알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피해 다녔는데….
그러고 보니…….
-------------------------------
호무라 : 마도카는 지금도 충분히 귀여우니까,
숨겨진 팬클럽이라도 있지 않을까?
마도카 : …….
……어? 눈물?
호무라 : 양파가 눈에 쓰려서 그래?
마도카 : 아니…… 엄마하고도 비슷한 얘기 했던 거 같아서…
조금 그리워져서…….
-------------------------------
결국, 마도카는 지금껏 집에 돌아가지 않은 것이다.
가족과도 만나지 않은 채, 계속 혼자서…….
어째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이 세상에서 마도카를 기억하는 인간은 나 하나뿐인데….
마도카가 나타나자마자 가족들이 마도카를 기억해낸다니,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지금 마도카는 어디 있을까?
……괜찮은 거지?
다시 사라지거나 그러는 거 아니지?
내일 학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마도카…….
.
.
.
~다음날 아침~
결국 어제는 한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대로 학교로 가서, 교실에 앉아 마도카를 기다리기로 했다.
학교에는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책상 위에 엎드린 채 마도카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눈을 뜨자 수학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학급회의가 이미 끝난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재빨리 뒷자리를 확인했다.
호무라 : (제발, 자리에 있어 줘, 마도카.)
미키 사야카가 시야를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여 뒤쪽을 확인한다.
호무라 : (……하아.)
수학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게 우울한 듯한 마도카의 얼굴이 보였다.
호무라 : (정말 다행이야.)
수업중에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마도카에게 사실을 따져 물어야 하나?
어째서 나한테 '가족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는지.
지금 어디 살고 있는지.
그녀는 대체 누구인지.
하지만 그렇게 물었을 때 마도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적어도 나한테 '가족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본인은 그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캐물었다간 마도카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
마도카가 스스로 얘기할 때까지 난 계속 기다려야 하나?
그래도, 마도카한테 힘이 되고 싶어.
마도카는 내 친구니까.
나를 믿고 의지해 준 그애를, 온 세상이 내버린다 해도 나만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어.
.
.
.
~호무라네 집~
딸깍딸깍… 타닥타닥…
호무라 : 앞던지기에서 오버헤드 다이브까지 콤보를 다 넣다니… 제법인데?
마도카 : 헤헷, 그래도 버스트는 안 뜨네. 확정인 줄 알았는데.
호무라 : 방금 거는 안쪽으로 밀려서 데미지를 줄여서 그래.
마도카 : 그래도 호무라가 위험한 건 그대로지?
간다, B너클!
호무라 : 아직 멀었군.
마도카 : 아……!
지, 지금은 내가 이긴 건데….
호무라 : 대점프라면 맞았을 거야. 마무리가 허술했어.
마도카 : 그 캐릭터가 쓰는 드릴은 맞아도 위로 올라가는 이미지였는데….
호무라 : 네 캐릭터는 복귀에 대해서 위쪽으로 공격판정이 없으니까.
마도카 : 아니아니, 방금 건 호무라가 복귀를 잘 막아서….
마도카와 함께 지내면서, 같은 게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게 되었다.
상당히 예전에 나온 물건같은데, 마도카가 그걸 해 본 적이 있는 모양이다.
나도 적당히 즐기는 정도… 아니, 꽤나 열심히 해서 상당히 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게임에 열중해서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언제나 늦은 시간이 되곤 했다.
시계를 보니 9시 반.
이제 얘기를 꺼낼 때인가….
호무라 : 마도카…….
마도카 : 왜 그래 호무라?
호무라 :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마도카 : 아…….
호무라 :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일어나서 그대로 같이 놀러나가는 건 어때?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한 끝에 내놓은 제안.
마도카가 지금 어떤 생활을 하는지 내가 알 방법은 없다.
어쩌면 마도카는 지금까지 계속 혼자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준코 아줌마 이야기로는 마도카와는 함께 살지 않는 듯하고…
그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마도카가 가족들한테 잊혀진 채 계속 외톨이로 있어야 한다니, 그런 거 싫어.
하다못해 나라도 곁에 있으면서 마도카를 도울 수 있다면….
마도카 : ……왜 갑자기 그런 얘길?
호무라 : 아니, 그냥 마도카하고 좀 더 놀고 싶어서….
마도카 : 그, 그랬다간… 호무라한테 폐가 될 거 같은데….
호무라 : 난 괜찮아.
마도카 : …….
조금 고민하는 듯이 보였다.
내 말에 담긴 속뜻을 캐 보는 거겠지….
호무라 : 나도 가끔은 혼자서 외로울 때가 있거든.
그럴 때 마도카가 곁에 있어 주면 좋겠구나 해서.
마도카 : 으, 응…… 그럼….
호무라 : 후훗, 고마워.
그럼 목욕물 데워 놓을 테니까 그 동안 집에 연락해 둬.
마도카 : 응!
호무라 : 목욕수건이랑 여기다 놔 둘게.
마도카 : 어? 호무라도 같이 안 들어가? 내가 등 밀어 줄게.
호무라 : 무…… 호, 혼자서도 됐어!
마도카한테 맨몸을 보이다니, 그런 부끄러운 짓을 어떻게 해.
게다가 지금이 아니면 무기 손질할 시간도 없고.
역시 마수에 대비해 두지 않으면 불안하다.
호무라 : 마도카는 목욕 얼마나 걸려?
마도카 : 평소같으면 10분 정도… 더 빨리 나올 수도 있는데?
호무라 : 천천히 들어갔다 나와. 그 동안에 이불 준비할게.
마도카 : 응, 알았어.
…….
저기, 호무라….
호무라 : 왜?
마도카 : 고마워. 이것저것…….
호무라 : 아… 그래…….
그렇게 말하고는 탈의실로 들어갔다.
호무라 : (설마, 내가 신경쓰고 있는 걸 눈치챘나?
아니, 쓸데없는 걱정이야.
생각해 보니 손님용 이불이 없네….
내가 소파에서 모포 덮고 자면 되겠지.)
재빨리 잠자리 준비를 끝내 놓고 무기 손질을 서두른다.
마도카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서 화기를 꺼냈다.
5분 안에 손질이 가능한 것들만 골라낸다.
아까는 엉겁결에 마도카한테 '외로우니까 같이 있어 줘'라고 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그게 내 본심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무기를 손질하는 시간조차도
마도카가 집에 같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이렇게도 다른 거구나…….
마수와 싸우는 것도 마도카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기분마저 든다.
손질이 끝난 무기를 다시 원래 위치에 집어넣는다.
이제 곧 마도카가 욕실에서 나올 시간이다.
머리를 푼 마도카가 탈의실에서 나왔다.
마도카 : 내가 먼저 씻어도 괜찮은 거야?
호무라 : 당연하지. 근데 그 머리…?
마도카 : 아, 평소엔 늘 리본 매고 있으니까.
순간, 내게 리본을 건네주던 때의 마도카가 다시 나타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호무라 : 머리 꽤 길구나….
그럼 나도 씻고 나올게.
마도카 : 알았어.
욕조 안에서 그때를 다시 떠올려 본다.
마도카가 신이 되었던 그날 일을.
퐁….
물방울이 욕조에 방울져 떨어진다.
나는… 사명을 다할 거야.
그것이 너와 나눈 맹세니까.
그치만, 그렇지만…….
너 없이는 더 이상은… 안 되겠어.
부디 이런 날 용서해 줘.
몸을 닦고 땀을 씻어내린다.
머리를 말린 다음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마도카 : 저기, 호무라?
호무라 : 왜?
마도카 : 소파에 모포 깔린 거… 혹시 여기서?
호무라 : 내가 거기서 잘 거야.
마도카 : 아, 안돼! 감기 들면 어쩌려고.
호무라 : 12월이라도 난방 틀면 괜찮아.
마도카 : 그럼 전기세 많이 나오고 목도 아프잖아.
호무라 : 상관없어.
마도카 : 어쨌든 안되는 건 안돼!
호무라는 나랑 같이 잘 거야!!
호무라 : 아….
마도카 : 그, 그렇게 됐으니까…….
소파에 깔아 두었던 모포를 걷어서는 침대 위에 다시 깔았다.
마도카 : …….
호, 호무라가 싫으면 원래대로 해 놓을게….
호무라 : 그대로 놔도 괜찮아.
이렇게 될 거란 예상을 못 했을 뿐, 결코 싫은 건 아니다.
마도카 : 다행이다. 에헤헷~
호무라 : 그럼 불 꺼도 돼?
마도카 : 응. 이불에 들어가 있을게.
생각해 보니 친구랑 한 자리에서 자는 건 처음이다.
자러 간 적도, 누가 자러 온 적도 없으니까….
그 '처음'이 마도카라는 게 조금은 기뻤다.
마도카가 누운 쪽을 힐끔 보았다.
이불에서 얼굴을 쏙 내민 모습이 뭐라 말할 수 없이 귀여웠다.
호무라 : 불 끈다.
마도카 : 응♪
딸깍.
마도카 : 따뜻해~♪
호무라 : 따끈따끈하네.
마도카 : 에헤헤, 호무라 냄새 난다.
…좋은 냄새…….
호무라 : (…오그라드는 말 하지 마…….)
마도카 : 있지, 호무라.
호무라 : 뭔데?
마도카 : 나 호무라한테 늘 신세만 지잖아.
공부 봐 주고 집에 재워 주는 거?
호무라 : 후훗, 그럴지도 모르겠네.
마도카 : 정말 괜찮아?
이대로 계속 호무라한테 신세만 지고…
나도 뭔가 해 주고 싶은데 갚을 만한 게 아무것도 없어…….
호무라 : ……그렇구나.
(넌 그런 아이야, 마도카.
함께 있기만 해도 내 마음이 얼마나 편해지는지, 넌 모르지?
그 얘길 해 줘도 아마 넌 이해 못 할 거야.
뭔가 형태가 있는 걸 줄 수 있다면…….)
……그럼 내 동생 할래?
마도카 : 동생?
호무라 : 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 내가 꼭 지켜줄게.
그 대신, 마도카는 내가 외롭지 않도록 내 곁에 있어 줘.
난 마도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외로움을 타니까…….
그러니까……
내…… 가족이 되어 줘.
마도카 : ……가족….
호무라 : 나, 사정이 있어서 가족들하고는 한동안 못 만났어.
마도카 : 집에서 걱정 안 해?
달력으로는 아직 석 달도 안 지났으니까….
호무라 : 가끔씩 연락은 하지만 결국 그 정도. 지금은 못 만나는 이유가 있어서….
마도카 : ……응.
호무라 : 그 정도로는 주저앉지 않을 만큼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리본을 준 아이처럼…….
마도카 : ……그 사람, 호무라한테 소중한 친구였구나?
호무라 : 응…….
그래도… 역시 나 틀렸나 봐.
며칠 동안 너랑 함께 지내면서 깨달았어.
혼자서 살아가는 건 너무 힘들어….
마도카 : ……호무라.
호무라 :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야.
내 곁에 있어 줘.
나한텐 네가 필요해. 마도카….
마도카 : …….
호무라 : 안 될까?
마도카 : 으응…….
마도카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호무라 : 마도카……?
마도카 : 아니야…….
나…… 기뻐서… 그만…….
뭐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너무너무 기뻐.
마도카가 우는 이유를 나는 알고 있었다.
지난번 레스토랑에서 준코 아줌마와 만났을 때 알게 되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마도카와 연(緣)이 없다는 것을.
시간이동을 되풀이한 나보다도 희박한 존재가 되어…
언제 사라지더라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랑받았던 마도카를,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니.
……잘 알아.
그게 마도카니까 내가 동정하고 있다는 걸.
토모에 마미처럼 선택할 여지도 없이 마법소녀가 되어서
누구 하나 지켜보는 사람 없이 죽어가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
그걸 보고도 잔혹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호무라 : 마도카….
나는 무심결에 마도카를 꼬옥 끌어안았다.
마도카 : 무슨 일이야? 호무라까지 다 울고….
호무라 : …….
쭈욱, 함께 있어….
마도카 : ……응.
호무라 : 앞으로 계속, 언제까지고 함께 있는 거야.
마도카 : 응!
그렇기에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소녀가, 부디 끝나지 않는 기적이기를.
눈물을 닦으려고 잠시 마도카에게서 떨어졌다.
서로 기분이 진정될 때까지, 마도카도 나도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호무라 : 부끄러운 모습 보였네.
마도카 : 헤헷, 나도 마찬가지.
있잖아, 호무라.
호무라 : 왜?
마도카 : '언니'라고 불러도 돼…?
호무라 : 다, 단둘이 있을 때라면…….
마도카 : 에헤헷, 언니야~
호무라 : …….
하다못해 나이라도 달랐으면 좋았을 텐데.
마도카가 그렇게 부르니까 굉장히 어색하다.
따져 보면 내 쪽이 시간여행을 반복한 만큼 오래 살았으니
실제로도 맞기야 하겠지만….
마도카 : 나 동생이 있어서 지금까지 계속 누나였는데, 언니나 오빠가 있었음 좋겠다 싶었거든.
누나라면 늘 착실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니까.
호무라 : 지금 그대로도 마도카는 좋은 누나가 될 거야.
마도카 : 응… 고마워.
…언니?
호무라 : 윽…!
(귀, 귀엽잖아…!)
마도카 : 후후… 호무라 지금 쑥스럽지?
호무라 : 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마도카 : 그럼 이름으로 부르는 게 좋아?
호무라 : ……언니라고 불러.
마도카 : 응. 나도 처음이니까 지금은 적당히 부를게.
언니야….
진짜로 동생이 생긴 기분이다.
어쩐지 귀 근처가 간질간질한데.
마도카 : 다시 꼬옥 해 주라….
호무라 : ('꼬옥'?)
뭐… 뭘?!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둠에 눈이 익자, 마도카의 모습이 뚜렷이 보였다.
먹이를 조르는 강아지처럼 어딘가 아쉬운 눈빛.
마도카도 외톨이로 지내면서 많이 외로웠을까?
이상한 뜻으로 말하는 건 아닌 모양이고…
무엇보다….
호무라 : (……이렇게 귀엽다니 반칙이야….)
마도카 : 안될… 까? ……우왓!
호무라 : ……이렇게 하면 돼?
마도카 : 으, 응….
마도카가 너무나 귀여워서 그만 힘껏 끌어안았다.
착각할까봐 말해 두는데, 절대로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뭐랄까, 그, 귀여운 작은 동물을 손으로 귀여워해 주고 싶다든지, 그런 충동이 들었을 뿐이라고.
호무라 : 갑갑하지 않아?
마도카 : 아, 아니….
좀 부끄럽다.
마도카의 코가 가슴 부근에 와 있다.
엉겁결에 끌어안긴 했지만, 어쩐지 점점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난 형제가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형제자매들끼리는 이렇게 함께 자거나 하는 건가?
호무라 : (그렇지만 신기하게 기분이 편안해….
평소보다 가까이서 마도카가 느껴져.)
마도카는 내 품 안에서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힌다.
그러면서도 양손은 내 잠옷자락을 꼭 잡고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 봤다.
마도카 : 에헤헤~
언니 손 부드러워서 기분 좋다.
더 쓰다듬어 줘….
아무래도 쓰다듬는 게 마음에 든 모양이다.
마도카가 원하는 대로 머리와 귀 부근을 쓸어내린다.
호무라 : 마도카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동생스럽네.
마도카 : 무슨 뜻이야?
호무라 : 어리광쟁이라고.
마도카 : 응… 그런가 봐. 나도 좀 놀랐어.
그래도 호무라니까…
호무라가 옆에 있으니까 이렇게 어리광부리고 싶어지는 거야.
호무라 : 그래? 왜 그럴까….
마도카 : 헤헷, 나도 몰라.
왜 그럴까?
그치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무라는 내 안에서 특별했어….
사야카하고도, 히토미하고도 뭔가 달랐는 걸.
어쩌면……
마도카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연이 있는 존재를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마도카를 모르는 이 세계에서, 오직 나만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이 마도카에게는 단 하나뿐인 희망이 아니었을까.
호무라 : 개코가 따로 없다니까….
마도카 : 응? 무슨 말 했어?
호무라 : 아, 아무것도 아니야.
마도카의 손이 내 왼손에 깍지를 끼고 들어왔다.
내 품 안에서 둥글게 몸을 움츠린 마도카가 웃음을 짓는다.
마도카 : 에헤헤~ 계속 계속.
호무라 : 응.
등을 문지르듯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마도카 : 꼭 고양이가 된 거 같아.
호무라 : 후후, 듣고 보니 그렇네.
마도카 : 냐앙~♪
내 몸에 뺨을 대고 부비기 시작한다.
호무라 : 아핫, 간지러워….
마도카 : 헤헷~ 따끈따끈해.
호무라 : 으응. 따뜻하다….
잠시 동안 마도카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려니 잠옷을 쥔 손이 느슨해진 느낌이 들었다.
호무라 : (잠들었나?)
뺨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 본다.
마도카 : ……음냐음냐….
호무라 : (안심하고 푹 잠들었나 봐.)
나는 졸음이 올 때까지 천천히 마도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맞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번역 > 애니&게임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SS - 온 가족이 함께 #1 (2) | 2012.11.11 |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SS - 안녕하세요, 전학생 카나메 마도카입니다 #4 (0) | 2012.09.23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SS - 안녕하세요, 전학생 카나메 마도카입니다 #2 (0) | 2012.09.08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SS - 안녕하세요, 전학생 카나메 마도카입니다 #1 (0) | 2012.09.05 |
번역 - 마법소녀들에게 영원한 꽃다발을 (0) | 2012.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