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TV아니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뒷이야기를 다룬 것입니다. 본편의 결말에 대해 밝히고 있으므로, TV판 원작을 먼저 감상한 다음에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본문은 백합(Girl's Love) 요소를 약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르/요소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하십시오.
-원문 출처 : http://punpunpun.blog107.fc2.com/
분량이 많은 관계로 번역문은 몇 부분으로 나누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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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호무라 :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마도카 : ……응.
수학이 전에 다니던 학교보다 진도가 빨라서….
호무라 : 그랬구나….
(…전에 다니던 학교……
그쪽을 조사해 보면 뭔가 알 수 있을까?)
그럼 오늘 우리 집에 올래?
마도카 : 정말? 괜찮아?
호무라 :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마도카 : 와아~! 고마워 호무라.
학교를 조사하는 건 일단 미뤄 두자.
이 웃음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어.
무엇보다 마도카가 나한테 의지해 주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지금은 그 기대에 답해야지.
호무라 : 집에 가는 길에 케이크라도 사 갈까?
마도카 : 헤헷, 공부할 땐 당분이 중요하지?
호무라 : 그래.
드디어 되찾을 수 있을까….
마도카와 함께 있는 시간을.
.
.
.
~상점가~
호무라 : 아는 사람이 여기 빵집 단골이라서….
마도카 : 와아~ 근사하다! 아는 사람 누구?
물론 양과자에 정통한 토모에 마미 얘기다.
호무라 : 학교 선배야. 다음에 소개할게.
마도카 : 응.
호무라 : 나는 이 타르트로 할래. 마도카는?
마도카 : 우웅~ 어디 보자…….
아, 미안. 잠깐… 손 좀….
호무라가 추천하는 걸로 골라 줘.
그렇게 말하고 화장실로 가는 마도카.
호무라 : 저기요, 이거랑 이걸로 할게요.
점원 : 알겠습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준코 : 야아~!
호무라 : 아… 안녕하세요.
마도카네 어머니다.
준코 : 오늘은 혼자서 다니는 거야?
호무라 : 아뇨, 오늘은….
여성 : 잠깐만요! 갑자기 어딜 가시는 겁니까? 하아… 하아….
숨을 헐떡이며 다른 여성이 달려왔다.
준코 : 미안미안. 아는 얼굴이 보여서 잠깐.
여성 : 시간 없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알고 계세요?
준코 : 미안하구나.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만나면 차 한잔 살게.
호무라 : 아….
결국 아무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그녀는 자리를 떴다.
마도카 : 기다렸지~
호무라 : 마도카, 지금 네….
잠깐만.
내가 마도카 어머니랑 아는 사이라는 게 부자연스럽지 않아?
마도카는 겨우 며칠 전에 전학왔고, 아직 집에 찾아가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날 알고 있지?
마도카 : 내가 뭐??
호무라 : 네 케이크도 샀으니까 그만 가자.
마도카 : 응♪
~호무라네 집~
마도카 : '임의의 세 자리 정수에서 백 자리·십 자리·일 자리 수를 각각 더한 합이 3의 배수이면 그 수는 3으로 나누어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하시오'…….
무슨 소리야?
호무라 : 예를 들어, 111에서 각 자리 숫자를 더하면 3이 되지?
3, 6, 9라든지 해서 3의 배수가 되면 그 수는 3으로 나누어 떨어진다는 거야.
마도카 : 111을 3으로 나누면… 아, 정말! 37로 딱 떨어져.
신기하다! 어떻게 되는 거야?
호무라 : 그걸 증명하라는 거잖아?
마도카 : 하나도 모르겠어.
호무라 : 스스로 생각 좀 해 봐.
마도카 : 호무라 매정해~(털썩!)
양손을 앞으로 뻗은 채 책상 위로 엎어지는 마도카.
마도카 : 수학 너무 어려워~ 산수까지만 하면 안 될까?
호무라 : 그야, 사회에서 꼭 필요한 능력은 아니니까.
그래도 그렇게 따지면 의무교육 중에 필요한 과목이 거의 안 남잖아.
끝까지 이수해도 교사나 강사가 될 게 아니면 도움이 안 되는 걸.
마도카 :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힘이라….
나한텐 뭐가 있을까…?
호무라 : …….
마도카 넌 그냥 지금 그대로 있으면 돼.
마도카 : ……응.
고마워 호무라.
천천히 생각해 볼게.
호무라 : 이해한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러니까 이제 자기 능력 이상은 아무것도 바라지 마….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나쁜 아일까? 마도카…….
호무라 : 조금 쉬면서 케이크라도 먹을까?
마도카 : 네에~♪
호무라 : …….
마도카 : 으응~~ 이거 맛있어!
호무라 : 후훗, 마도카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말은 그렇게 해도 마도카 취향은 이미 파악 완료.
예전에 마미 일행과 그 가게에 갔을 때 마도카가 주문했던 것들이다.
마도카 : 이런 케이크를 먹을 수 있으면 매일이라도 호무라네 집에 오고 싶은데.
호무라 : 양과자는 가끔씩 먹으니까 맛있는 거야.
게다가 매일 먹으면 칼로리가 신경쓰여서 제대로 맛도 안 날 걸?
마도카 : 윽….
(물끄럼~)
호무라 : (?! 그렇게 화낼 만한 소릴 했나?)
…….
…설마.)
그, 그래도 마도카가 좋다면 언제든지 놀러 와.
마도카 : 정말? 와아~!
에헤헤, 그럼 또 놀러와야지.
혹시 나, 마도카 마음에 든 거야?
호무라 : (어째 이런 일이…♡)
그런데… 갑자기 왜?
2~3일 전까지도 제대로 얘기조차 안 했는데….
역시 의문점이 너무 많아.
호무라 : 뭔가 둘이서 놀 만한 게 있으면 좋겠다.
마도카 : 장기나 체스로는 호무라한테 못 이길 거 같아.
호무라 : 미키 사야카하고는 옛날에 뭐 하면서 놀았어?
마도카 : 으음…… 어? 옛날?
호무라 : …….
그러고 보니 마도카는 최근에 전학왔지?
마도카 : 으, 응…….(힐끔)
호무라 : (눈을 피했어.)
역시 뭔가 있는 걸까….
.
.
.
시계가 저녁 6시를 넘었다.
마도카 : 아아, 그래서 3으로 나누어 떨어지는구나!
굉장해~ 증명하는 거 재밌다!
아까 풀던 문제를 마도카 혼자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쳤다.
이것저것 힌트도 주었더니, 절반쯤은 자기 힘으로 풀었다.
호무라 : 결국 오늘은 한 문제 풀고 끝이네?
마도카 : 응? 아앗, 벌써 시간이….
호무라 : 그만 집에 가야지? 저녁 시간 늦잖아.
마도카 : ……응, 그렇네.
오늘 고마웠어 호무라.
또 놀러올게….
호무라 : 그래, 기다릴게.
달칵.
호무라 : (마도카, 어쩐지 아쉬운 얼굴이었는데.)
기분 탓인가?
어떻게 할까.
전면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하나?
호무라 : (마도카가 전학오기 전에 다닌 학교에 가 보면 뭔가 실마리가 잡힐 거야.)
이 세계의 균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카나메 마도카의 존재를 조사하는 것은, 우리들 마법소녀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다.
마도카가 자기 사명을 내팽개쳤다면 중대한 사건이다.
마법소녀로부터 마녀가 태어나게 되니까.
그렇지만 현재 마녀가 나타날 기색은 없다.
마도카가 일을 게을리하고 있진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있는 마도카는 대체 누구지?
신이 된 마도카의 현신(現身)… 분신이라는 설은 어떨까?
마도카만큼 강력한 마법소녀라면 그럴 힘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면 나한테까지 처음 만난 것처럼 굴 필요가 있을까?
기억이 재구성된 미키 사야카라면 몰라도, 나는 마도카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마도카 본인이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알겠지만….
게다가 신의 화신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마력을 느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마도카는 완전히 평범한 인간이다.
호무라 : (전혀 모르겠어…….
마도카가 뭔가 숨기는 듯한 기분은 드는데…
그걸 억지로 들춰내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도카는 나한테 의지하는 모양이고….
만약에 비밀을 밝혀냈을 때 내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사라져?
나를 향해 미소짓는 마도카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자그마한 불안감이 차츰 번져나가, 가슴속을 쿡쿡 쑤시며 아프게 조인다.
……싫어.
그런 거 정말 싫어…….
……마도카.
이제야 겨우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됐는데…….
이렇게 겨우 다시 만났는데…….
다시 헤어진다니….
안돼…….
그런 거 싫어.
제발, 가지 마.
가지 마… 마도카!
탁탁탁탁….
호무라 : 마도카~~~~!!
베란다에서 몸을 내밀고 있는 힘껏 외쳤다.
길 아래 작게 보이는 통행인들이 이쪽을 돌아본다.
그 중에 리본을 맨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마도카다!
호무라 : (…아직 있었어!)
계단을 내려와 마도카가 있는 곳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마도카 : 왜 그래 호무라?
호무라 : 하아… 하아…….
저녁 먹고 갈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난.
마도카네 집에선 저녁 준비해 놓고 기다릴 텐데.
마도카 : 정말? 괜찮아?
호무라 : 아, 으응….
마도카 : 에헤헷, 그럼 저녁도 신세지고 갈까?
호무라 : 집에서 혼나지 않아?
마도카 : 그건…….
아빠한테 연락하면 괜찮을 거야.
호무라 : 그래…….
잘 됐다….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
신이 만들어낸 분신이 아니라면…
언젠가 이 마도카는…….
가슴속이 다시 삐걱삐걱 비명을 지른다.
~호무라네 집, 부엌~
마도카 : 갑자기 호무라가 불러서 깜짝 놀랐잖아.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어.
방금 전까지의 불안을 지워버리려는 듯이 미소짓는 마도카.
호무라 : 그랬구나… 미안.
(괜한 걱정인가…….)
마도카 : 감자껍질 다 벗겼어.
호무라 : 그럼 그릇 안에 넣어 줄래?
마도카 : 이러고 있으니까 어쩐지 재밌다. 헤헤~
호무라 : 마도카가 재미있다니 다행이네.
마도카 : 평소에 제대로 요리 만들어?
호무라 : 혼자 있을 땐 그냥 적당히 때워.
마도카 : 응응, 나도 그래.
호무라 : 마도카는 온 가족이서 같이 먹지 않아?
마도카 : 으응… 아빠도 엄마도 안 계실 때가 있어든.
그럴 때는 그냥 슈퍼에서 반찬거리 사다 먹어.
호무라 : 마도카는 요리 잘해?
마도카 : 엄마가 '여자는 요리를 잘해야 인기가 좋다'고 해서….
과연, 준코 아줌마라면 그렇게 말할 법도 하다.
마도카 : 아직은 그런 거 잘 모르겠는데.
호무라 : 마도카는 지금도 충분히 귀여워.
숨겨진 팬클럽이라도 있지 않을까?
마도카 : …그런 거…… 절대로…….
……어?
호무라 : 양파가 눈에 쓰려서 그래?
지금 양파 써는 건 난데….
마도카 : 아니…… 엄마하고도 비슷한 얘기 했던 거 같아서…
조금 그리워져서…….
호무라 : (그리워?)
마도카 : 아, 당근껍질 너무 많이 벗겼나 보다. 미안.
호무라 : 그건 괜찮은데….
(엄마랑 다투기라도 했나?
그러고 보니, 마도카가 빵집에서 화장실 갔을 때 준코 아줌마 만났지.
지금은 그 얘긴 안 하는 게 좋을까…….)
마도카 : 있잖아 호무라, 계속 신경쓰였던 건데.
호무라 : 뭐가?
마도카 : 그 리본, 내 거랑 똑같은 거 아니야?
호무라 : ?!
드, 듣고 보니 확실히 꼭 닮았네.
(이런 멍청한 실수를….
마도카가 준 리본을 늘 매고 지내는 게 습관이 돼서 그래.)
마도카 : 그거 어디서 산 거야?
호무라 : 그러니까…… 이건 산 게 아니고….
마도카 앞에서 마법소녀 이야기를 꺼내는 건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가능하면 아무것도 모른 채 있어 주기를 바랐으니까.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같은 리본을 맨 정도로 당황할 필요가 있을까?
호무라 : 선물받았어. 친구한테.
마도카 : ……그랬구나.
…으응, 그런 거였어…….
같은 리본을 짝으로 매고 있으니까 애인처럼 보여서 좀 부끄러운데. 헤헷~
호무라 : 애, 애인?!
마도카 : 응. 여기 거울 좀 봐.
부엌에 달린 거울 앞에 둘이 나란히 섰다.
같은 리본을 맨 두 소녀가 거기에 비친다.
애인… 아니,
……'자매같다'는 게 정직한 감상.
호무라 : (그건 그렇다 치고, 짝으로 된 물건을 지니고만 있는데도 이렇게 친해 보이다니.)
내가 언니?
마도카 : …똑같은 생각 했네.
호무라 동생인가? 그것도 괜찮겠다…….
호무라 : 자매가 별로 안 닮았다.
마도카 : 피이~ 어차피 난 호무라같은 미인이 아니라서요~
호무라 : 난 마도카가 귀엽고 예뻐 보이는데.
마도카 : 귀엽다고…?
호무라 : 그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마도카 : 그, 그건 좀 심하고.
호무라 : 앗, 그런가?
마도카 : 뭐야, 호무라 지금 나 놀리는 거지!
호무라 : 농담 농담. 귀엽다고 한 건 정말이니까 화내지 마.
마도카 : …….
자매라….
나한테도 가족이 있었다.
형제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행복하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
.
.
호무라&마도카 : 잘 먹겠습니다.
둘이서 만든 스튜를 숟가락으로 떠 입으로 가져간다.
호무라&마도카 : 앗뜨뜨…!
마도카 : 헤헷, 불어서 식히지 않으면 뜨겁네.
호무라 : 아으… 마도카가 먹는 거 보고 나도 덥석 먹어버렸잖아.
마도카 : 뭐? 나 땜에?
호무라 : 그래. 혼자 먹을 땐 찬찬히 식혀서 먹는 걸.
마도카 : 아무 생각 없이 따라한 호무라가 잘못한 거 아니고?
호무라 : 그건….
둘이서 같이 만든 거니까….
먹을 때도 같이 맛보는 게 좋잖아.
자기 입으로 말해 놓고도 부끄러워졌다.
마도카 : 호무라 있잖아….
사실은 되게 귀엽다?
호무라 : 무, 무슨…!
마도카 : 사야카라든지 다른 애들 앞에서도 그런 모습 보이면 더 많이 친해지지 않을까?
호무라 : 쓰, 쓸데없는 소릴?!
미키 사야카와는 함께 마수를 퇴치하는 사이이고 필요할 때에는 대화도 한다.
같은 사명을 지닌 마법소녀니까.
그렇다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질 생각은 없다.
미키 사야카가 싫은 건 아니야.
과거에 이런저런 일이 너무 많아서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뿐이다.
서로 적대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친구가 되자'는 발상이 애초부터 없었다.
그렇지만 단 하나 감사하는 게 있다면….
이제까지 한 번도 내 말을 믿지 않았던 미키 사야카가,
지금은 유일하게 '마도카가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 주었다는 것.
어째서 나는 그녀에게 그런 얘기를 할 생각을 했을까…….
호무라 : 마도카 너… 늘 그렇게 사람 마음도 몰라주고….
마도카 : 그치만 호무라 귀여운 모습을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것도 기분좋은데? 헤헷~
호무라 : (…마도카 너 정말… 후훗….)
마도카 : 앗, 호무라 웃었다.
호무라 : 이 정도야 평소에도 웃는 걸.
마도카 : 어쩐지 엄청 드문 광경 같은데.
말 트기 시작하고 며칠이나 지났다고 그런 소리가 나올까.
호무라 : 마도카가 스튜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마도카 : 뭐, 뭐야! 귀엽다고 하면 뭐든지 다 용서가 될 줄 알고?
호무라 : 딱히 놀리거나 할 생각은 없는데….
마도카 : 지금 그 얘기 절대로 거짓말!
호무라 : 후후… 들켰으니 어쩔 수 없네.
마도카 : 크으~~ 어린애같다는 거 평소에 얼마나 신경쓰는데!
나한테는 그런 반응이 제일 귀엽고 보기 좋았지만,
더 이상은 말하지 않았다.
너무 놀려서 마도카가 진짜로 화내면 곤란하니까.
마도카 : 있지, 호무라는 혼자 살면서 외롭거나 하지 않아?
호무라 : 갑자기 무슨 얘길 하나 했더니… 매일매일이 나름대로 바쁘니까 별로 외롭거나 하진 않아.
네가 온 다음부터는…….
마도카 : 그래? 호무라는 대단하네.
호무라 : 처음에는 나도 좀 불안하고 그랬어. 지금은 익숙해지기도 했고.
마도카 : 가족들이랑은 안 만나?
호무라 : 그러고 보니… 한동안 못 봤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얼굴도 생각이 안 날 정도이니 꽤 오래 지났겠지.
호무라 : 마도카도 가족이랑 있는 동안은 시간을 소중히 쓰는 게 좋아.
언제 못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나도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마도카 : 응… 정말로…… 그 말이 맞아.
.
.
.
식사와 설거지를 모두 끝내고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저녁도 먹었으니 마도카도 그만 돌아가겠지.
호무라 : (…….)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고 사과를 꺼냈다.
호무라 : 마도카, 사과 먹을래?
마도카 : 사과? 깎아 줄 거야?
호무라 : 으응….
리모콘으로 TV를 켜자 동물 특집을 하고 있어서, 그대로 채널을 멈추었다.
마도카 : 앗, 멍멍이다!
호무라 : 지금 깎아서 가져갈게.
마도카 : 응♪
세일로 팔 때 사 놓길 잘했다.
……이러면 마도카랑 조금 더 함께 있을 수 있어.
부엌으로 돌아와서 사과를 씻고 과일칼을 손에 쥐었다.
등 뒤로는 TV 소리가 들려온다.
슬쩍 눈길을 돌려 열심히 TV를 보고 있는 마도카의 모습을 확인했다.
호무라 : (뭐라고 할까… 굉장히 그리운 기분이야.)
누구나 지내 보았을 따뜻한 시간.
아마 나한테도 있었겠지.
둘도 없는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나누는 것.
그 사람과 함께 있기만 해도 이렇게 안심할 수 있다니.
사과 껍질을 벗기면서 문득 옛날을 떠올려 본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톡.
사각, 사각, 사각, 사각, 톡.
자매… 라고.
가족 따위, 이미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호무라 : 여기, 다 깎았어.
마도카 : 와아~♪
사과토끼 예쁘다!
토끼 모양으로 깎은 사과를 보며 눈을 반짝인다.
마도카가 좋아할 줄 알고 살짝 솜씨를 부려 봤지.
예상했던 반응이 돌아와서 나도 만족이다.
마도카 : 먹어도 돼?
호무라 : 응.
마도카 : 잘 먹겠습니다~♪ 냠~!
호무라 : (…오물오물)
아삭아삭한 감촉과 새콤달콤한 맛이 입 안에 퍼진다.
마도카 : 맛있어.
호무라 : 응.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시간을 보낸다.
마법소녀가 되고 나서는 그런 행복을 잊고 있었다.
……그렇구나. 이게 '행복'이라는 거였어.
.
.
.
TV를 보는 동안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정신을 차려 보니 10시 가까운 시각. 이젠 본격적으로 마도카네 집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도카는 시계를 신경쓰는 기색이 없다.
……아직 눈치를 못 챘나?
너무 늦으면 식구들이 걱정할 텐데.
호무라 : (말하는 게 좋을까…….
그치만 말하면 마도카가 집에 가 버려….)
내가 주저하는 낌새를 알아차린 듯, 마도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마도카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호무라 : 아, 으응….
마도카 : 그럼 이만 돌아갈게.
호무라 : …….
바래다 줄게.
마도카 : 그러면 돌아오는 길은 호무라 혼자잖아.
호무라 : (난 그런 거 문제 없는데….)
그런가? 그럼 조심해서 가….
마도카 : 응. 오늘 고마웠어.
또 놀러 와도 돼?
호무라 : 응. 언제든지.
그리고 마도카는 방을 나섰다.
방 안에는 시계바늘 소리만이 무정하게 울려퍼졌다.
평소와 같은 혼자만의 공간이 거기에 있었다.
옷장 안에서 그레네이드 런처를 꺼내 책상 위에 놓았다.
무기 손질은 매일매일 빠짐없는 일과였다.
내가 살아가는 의미는 그애가 지켜낸 이 세계를 지키는 것.
아무런 정처도 기약도 없이, 마수를 사냥하는 것이 내 일.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자신의 행복 따위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마법소녀의 진실을 알았을 때부터 지금껏…….
호무라 : (다시한번 바라도 괜찮을까?)
머리에서 리본을 풀어 손에 쥐었다.
호무라 : (넌 어떻게 생각하니? 마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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