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쓰는 지인과 함께 갔다. 타고 간 장애인용 대형 택시를 세우고 리프트를 내리는 동안 뒤에서 연신 경적이 울렸다.

약속한 사무실로 가는 길. 보도 가장자리마다 있어야 할 경사로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높이 30cm 정도 되는 턱을 내려가지 못해 경사로를 찾아 50m 가량을 빙 돌아가야 했다. 그것도 차도에 내려 마주오는 자동차들과 옷깃을 스쳐가며.

목적지인 빌딩에 들어가려 하니 입구에 경사로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만나기로 한 담당자를 건물 밖으로 불러내야 했다.

이야기할 곳을 찾아 부근 찻집을 둘러봐도 경사로가 설치된 가게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턱이 낮은 가게를 찾아 무거운 전동 휠체어를 두 사람이 들어올려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휠체어용 리프트가 설치된 지하철 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길건너 저편에 덩그러니 엘리베이터 하나.

자동차와 사람들로 넘쳐나는 그곳에서, 우린 이방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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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