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컴퓨터 정리하러 갔던 사촌동생한테서 문자.

오빠 XP 설치CD 있어? 컴터 안 켜지고 재부팅돼서 전화 해 보니까 다시 깔라고 해서

일단 확인차 전화를 걸어 봤다.

-오빠? 컴퓨터가 이상해. 윈도우 다시 깔 수 있어?

-집에 CD가 있는데 평일엔 늦어서 무리고... 금요일 괜찮아?(동생네는 양재동, 우리집은 남양주시)

-좀 급한 거라 기사아저씨 부르기로 했어. 엄마아빠도 그러래.

-그래... 근데 너 하드에 그거 다 어쩌려고? 윈도우 새로 깔면 전부 싹 밀어야 된다.

-?!?!?!?! 얼마나 힘들게 모은 건데... 아씨 짱나!

-컴퓨터부나 잘 다루는 친구한테 부탁해 봐.

-학교에 컴퓨터부 없는데.

-그럼 너네반에 산삼 없냐?

-산삼??

-그런 거 좋아하는 남자애들 가끔 있어. 하드 뽑아갖고 가서 백업해 달라고 잠깐 맡겨둬.

-우리 학교 여중인디. =ㅅ=;;

-아, 그래... -_-;;
.
.
.
동생아, 취미의 길엔 뜻하지 않은 시련과 좌절과 압박이 따르는 법이니라. 물론 이런 경우엔 적당철저한 보안과 관리도 필요하지.
뭐... 개개인의 취향을 놓고 긴 말은 않으련다. 그 길을 택한 것도 네 인생이니 알아서 정진하도록. -_-


2007/12/12 - [예전 글(~2008.11.)/묵은 일기장] - 컴퓨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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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1/29 23:06
부녀자의 길은 험난하기 이를 데 없군요. (……)

Commented by 양군 at 2008/01/29 23:12
기사분께 자료백업을 부탁하는 겁니다. 그러면 좀 더 당당한 부녀자가 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8/01/29 23:27
서찬휘 /
어린 나이에 저 험한 길을 택한 걸 칭찬해 줘야 할지 뜯어말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_-)ず~

양군 /
기사아저씨가 부모님한테 일러바치면 어떡합니까!

Commented by yuki at 2008/01/29 23:48
음... =ㅅ=)

Commented by 틸더마크 at 2008/01/30 00:27
아아 진정한 부녀자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 실력도 갖추어야하겠군요 (...)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8/01/30 01:22
레진 /
그 복잡미묘한 표정은... 혹시?

틸더마크 /
기밀유지와 생존을 위해 PC 능력은 필수입니다!

Commented by 별소리 at 2008/01/30 10:58
요즘 동인에게 PC능력은 필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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