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겨울이 싫다.
구질구질 내리는 눈도 싫고
꽁꽁 얼어붙은 길바닥과 살을 에는 바람도 싫고
날짜도 맞지 않는 교주 생일에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종교집단도 싫고
부모님 생신은 까먹어도 초콜렛 회사가 만들어낸 이벤트는 목숨걸고 챙기는 얼간이들도 싫다.

하지만 내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귤이 있기 때문이다!! 사철 나돌아다니는 쌀나라 오렌지도 그레이프 후르츠도 아닌 오리지날 제주산 감귤!
따뜻한 방 안에서 뒹굴며 하나씩 야금야금 까먹고 있노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세 끼 밥보다 귤을 더 좋아하니 겨울 내내 손톱은 노랗게 물들어 있고, 유별난 내 식성을 아시는 부모님 덕분에 집안에서 귤이 떨어지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아쉽게도 올해는 값이 많이 올라서 여느 때처럼 매일 박스채로 놓고 먹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귤과 함께라면 겨울밤도 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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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