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교육에 들어가면서 귀가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9시에 끝나서 차 타고 집에 오면 밤 11시.
아침에 나가려다 어머니와 잠깐

어머니 : 이따 8시쯤 되면 아버지한테 전화해라. 학원 근처면 앞에서 기다리신단다.
나 : 애도 아니고 뭐... 그땐 수업중이라 전화 꺼놓으니까 그냥 들어오시라고 해요.
.
.
.
저녁시간. 수업 듣고 있는데 갑자기 교무실에서 부른다. 뭔 일인가 했더니 아버지 전화.

나 : 그냥 일찍 들어가시라니까 왜 전화는 하시고... -_-;;
아버지 : 여기 학원 앞인데 언제 끝나냐?
나 : 9시 넘어야 끝나니까 그냥 빨리 들어가세요. 눈도 안 좋으시면서.
아버지 : 그럼 근처에서 저녁 먹고 기다릴 테니 끝나면 전화해.

수업이 예정보다 약간 일찍 끝나서 확인차 다시 전화.

아버지 : 어디냐? 끝났어? 지금 갈 테니 기다려.

잠시 후, 차 안

나 : 여태 기다리셨어요? 저녁은?
아버지 : 안 먹었어. 저기 호떡이나 몇 개 사와라.

택시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말없이 호떡을 씹는 부자.

아버지 : 짜장면이나 같이 먹을까 했는데 너 언제 끝날지 몰라서 그냥 계속 기다렸다... 이게 저녁이야.


...오늘은 챙모자 안 쓰고 와서 다행이다. 찝찔한 호떡 먹을 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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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별소리 at 2008/01/08 22:26
어? 무슨 교육을 받으시길래 9시까지 계시나요?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8/01/08 22:45
프로그래밍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규수업은 5시까진데 저녁에 자격증 시험 대비반이 있어요. 관련학과 전공이 아닌 사람은 필수래요.

Commented by 양군 at 2008/01/09 10:53
추운 겨울 훈훈한 부자의 모습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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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