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충치 때우러 가 보고 20년 가까이 인연이 없던 치과. 어머니 가시는 길에 어찌어찌 따라갔다가 난생 처음 스케일링이란 걸 하게 되었다.

"스케일링 처음이시면 많이 아프고 시릴 겁니다. 이틀에 나눠서 해 드릴 수도 있으니 힘들면 말씀하세요."
침 대에 눕자마자 입부분만 뚫린 퍼런 천을 얼굴에 덮어주고는 기계를 쑤욱 들이민다. 그리고 이 틈새와 뿌리에 느껴지는 강렬한 바이브레이션!! 굵직한 이쑤시개로 잇몸 틈새를 콱콱 후벼파는 듯한 감각과 더불어 입 안을 가득 메우는 비릿한 피냄새. 기계가 움직일 때마다 손끝 발끝이 오그라든다아아...!!
약 40분 경과. 턱이 얼얼해지고 감각이 없어질 무렵이 되어서야 치료 끝. 녹슨 수도관도 아닌데 입을 헹구고 뱉을 때마다 빨간 물이 나온다. 그래도 치석이 다 빠져서인지 확실히 이가 꽉 조이는 느낌은 나는군.
치아건강을 위해 스케일링은 반년~1년 간격으로 꼬박꼬박 해 주는 게 좋다나. 이 짓을 1년마다 하라고? 그것도 이틀 동안 나눠서?!
...관리 잘 해서 환갑때까지 그냥 버텨 볼까 하고 일순간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저녁 먹고 양치질 마쳤는데 입 안이 미끌미끌. 거울을 보니 잇몸에서 피가 나와 주변이 온통 시뻘겋다.
우왁! 피가 안 멎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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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비레오 at 2007/10/18 19:59
고작(?) 스케일링 정도로 호들갑은... ^^;;
근데, 20년만에 치과 나들이라니, 사랑니는 뽑으셨어요?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7/10/18 20:06
'고작'이라뇨! 정말정말 무서웠단 말입니다아! ToT
사랑니는... 내버려뒀더니 그냥 알아서 나오더군요. 안 뽑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알스 at 2007/10/18 21:42
스케일링.. 제가 여태 2번 해봤는데.. 진짜 ㄱ-
사람 할짓이 아니더라구요 차라리 이빨을 꾸준히 닦아주는게..
한번은 대학교 1학년때.. 한번은 군대가기 1주일 전에 했는데..
마지막으로 했을때 내가 다시는 스케일링 하면 인간이 아니다를 선언하고!
일병달때까진 열심히 이빨을 닦았지만 상병달고 병장다니 게을러져서 다시 해야하지 않으면 안되는 생황에 처해서..
고민중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NYturtle at 2007/10/18 22:21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

스케일링 싫어. (눈물)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7/10/18 22:28
다들 양치질 열심히 합시다!

Commented by 양군 at 2007/10/19 02:30
아 정말 치과만큼은 사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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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