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상2010. 10. 17. 22:04
취업문제 해결하고 한시름 놓았다 싶으니, 취직에 가려 지금껏 묻혀있던 결혼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부상.
한 사무소에서 일하는 동료 여직원, 모 직원 어르신의 가족인지 친척인지, 교회 아는 집 몇째 딸이 어쩌고저쩌고.
서른 다섯이면 적은 나이는 아닌데다가, 먼저 결혼한 동생은 집도 마련하고 잘 살고 있으니 조급하신 마음도 이해는 간다만...

신규로 발령받은 지 이제 두 달, 배울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은데다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에 짬을 내서 연애까지 동시진행할 만큼 재주가 많은 인간이 아니라서 말이지. 주문만 해 놓고 쟁여놓은 책도, 포장도 안 뜯은 DVD도, 쌓아놓은 게임들도 해치워야 하고.
상대편 챙기고 보듬어 주며 서로 기대어 나가는 게 남녀관계인데, 지금은 내 정신줄 하나 붙들고 있기에도 벅차. 한밤중에 전화통 붙들고 힘들다고 징징대거나 '바쁜데 왜 전화냐'고 짜증내다가 상처만 입힐 거 같아서 두려워.
무엇보다 '나이가 꽉 찼으니까'라든지 '집안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시작하는 시작하는 연애나 혼담이 나한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좋고 그 사람이 좋으니 함께 있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 건지, 집안끼리 주판알 튕겨 보고 계약서에 사인하면 거기에 부속품으로 내가 딸려가는 건지.
청첩장이나 예식장 소개문에 '○○네 집안 몇째아들/딸 아무개'가 꼭 들어가는 걸 보면 아무래도 후자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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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