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윈드 데일(Icewind Dale)」 + 확장팩인 「하트 오브 윈터(Heart of Winter)」 + 추가 확장패치인 「낚시마스터의 시련(Trials of the Luremaster)」을 플레이하다가 스샷 한 장에 떠오르는 망상을 담아 끄적끄적.
이하 내용은 게임 본편에 관한 별로 치명적이지 않은 누설을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판단은 자신의 영어실력과 상의한 다음에.


-아저씨, 왜 이런 냉골 바닥에 누워계세요? 감기 들라고.

-허어, 오랜만에 여기까지 온 녀석들이라 좀 쓸만한가 했더니만... 그럼 빙룡(White Dragon)이 얼음판에 집 짓고 살지, 저 돼먹지도 않은 뻘건 놈들처럼 화산에 발 담그고 무좀이나 지지고 있을까?

-아, 그렇구나... 근데 아저씨 덩치에 비해 방이 영 좁아터졌네요. 머리 꼬릴 그렇게 사리고 계심 갑갑하지 않아요?

-그게 사실은... 우리 마누라가 여기 얼음골을 꽉 잡고 있는데, 누가 짱 아니랄까봐 이게 한 성질 하거든. -_-a
말 안 듣는다고 긴 발톱으로 무식하게 막 할퀴지 뭐냐. 계속 버티다간 진짜로 죽을 거 같아서 쪽방으로 살짝 피했는데, 도중에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문 잠그자마자 그만 정신이...

-그래서 기절해 있는 동안에 온몸이 꽁꽁 얼어붙은 거군요.(드래곤 중에도 매맞는 남편이 있구나... -_-a)
앗! 아저씨 옆구리에 찢어진 자국이...!

-뭣이?! 진짜로 구멍이 뻥 뚫렸잖아!! 이런 여편네 성깔하고는...
그러고 보니 마누라랑 싸움나기 전에 모험가 몇 마리를 해치웠었지. 지금 너희들보단 딸리지만 장비도 제법 으리으리하고. 근데 레벨이 높은 녀석들인지 고기가 좀 질기더라. 이 여편네가 혹시 냄새를 맡고서 자기 몰래 먹었다고 더 난리를 쳤나??

-(히익...!! -_-;;) 어? 아저씨, 갈빗대 틈새로 뭔가 반짝거려요!

-엥? 뭐야, 갑옷에 칼까지?! 어째 좀 더부룩하더라니... 내 뱃속에서 안 녹고 지금까지 버텼으면 보통 물건은 아니겠군. 부동액이라도 발라뒀나?

-...어쨌든, 여기저기 요상한 문양도 있고, 가볍고 정교한 걸 보니 평범한 장비들은 아닌가 봐.
아저씨, 이거 뱃속에 계속 넣어두고 있어 봐야 거치적거릴 텐데, 그냥 우리 주심 안돼요? 상처에 이물질 들어가면 잘 아물지도 않아요.

-듣고 보니 그렇네. 집에 가면 더 값나가는 것들도 많고... 좋아,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인데 인심 좀 쓰지. 저주받은 거라도 난 모른다?

-저주쯤이야 뭐, 우리 법사도 주문 좀 쓰니까 후딱 풀어버리면 돼요. 선물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이 방에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죠? 우리 들어온 입구 말고.

-내 머리 근처에 뼈로 된 문 보이지? 주변을 잘 찾아보면 사후아긴 할망구 하나 있을 게다. 맨날 어디서 뼈다구를 잔뜩 들여와서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밤낮으로 흥얼대며 뭘 뚝딱거리고 있다지.

-와아! 사후아긴이랑도 아는 사이? 그 친구들 바다에 살잖아요.

-우리 마누라가 한 미모 하기로 동네에 소문이 파다하거든. 몇백년 전인가? 팬클럽이라며 우리집 앞에 떼로 몰려와서는 '여왕님으로 모시고 무슨 일이든지 할 테니 여기서 지내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하지 뭐냐. 빈 방도 많고 해서 그냥 눌러앉게 해 줬지. 나도 청소다 몸손질이다 이것저것 잡일이 줄어서 좋고. 하하하하~ ^_^

-(완전히 꽉 잡혀 사시는구만... -_-)
이것저것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제 그만 가 봐야겠네요. 기운 차리시고 얼른 화해하세요. *^^*

-짜식들... *-_-* 근데 이거 생각보다 상처가 커서 당분간은 못 움직이겠네. -_-;;
혹시 울 마누라 만나거든 얘기 좀 전해줄래? 당신 남편 다 죽어간다고, 정신줄 놓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다더라고. 성격은 좀 그래도 비늘 하얗고 늘씬한 게 몸매는 좋으니까 한눈에 딱 알아볼 거다.

-에이 설마, 남편이 앓아누웠는데 찾아오지도 않을까요.

-한 성질 한다니까 그러네. 죽을 지경이란 소리 아니면 콧방귀도 안 뀔 걸... -_-)ず~

-아 네...(아아, 드래곤이라고 전부 잘 사는 건 아니구나... 남친 생기면 잘해줘야지. 근데 나 팔라딘이잖아... T_T)
이번엔 진짜로 갑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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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