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2007. 6. 17. 16:02

긴 무명시절과 데뷔앨범의 상업적 실패, 보컬 탈퇴 등의 시련을 딛고 2집 「Images and Words」(1992)의 성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드림 씨어터. 이 앨범은 2집 발매 후의 '금의환향' 라이브 투어 가운데 런던 마키에서 있었던 공연(1993. 4. 17.)을 수록한 것이다.

1. Metropolis Part 1
2. A Fortune In Lies
3. Bombay Vindaloo
4. Surrounded(한국 라이센스반에는 Another Day)
5. Another Hand / The Killing Hand
6. Pull Me Under

수록곡은 1집에서 둘(2, 5), 2집의 곡이 셋(1, 4, 6), 그리고 공연장에서 즉석으로 연주한 3번 트랙까지 총 6개. 러닝타임은 약 45분. 가장 짧은 곡이라도 최소 4~5분, 길면 20~40분짜리 초대곡도 아무렇지 않게 연주하는 밴드의 성격과 2CD / 3CD로 발매되었던 이후의 라이브 앨범들을 생각해 보면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실황공연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연주력과 녹음 품질은 웬만한 가수들의 스튜디오 앨범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앨범 속지에 '녹음 후 일체의 수정을 가하지 않은 순수 라이브 음원'이라는 멘트가 적혀 있는데, 내한공연에서 이들의 사운드를 직접 체험해 본 입장에서는 충분히 믿음이 가는 문장이다.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히트를 치며 널리 유명세를 탄 2집의 곡들도 물론 좋지만, 초창기부터 이들을 지켜본 팬들에게는 찰리 도미니쉬의 후임으로 새로 가입한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가 노래하는 1집 트랙들도 그에 못지않은 관심거리. 전문 오페라 교육을 받은 재목답게 풍부한 음역과 가창력을 과시하며 밴드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잡았다는 인상을 준다. 3집 이후 탈퇴한 키보디스트 케빈 무어의 매끄러운 연주도 포인트.
한 가지 아쉬운 점은 4번 트랙 Surrounded가 한국 라이센스반에서는 Another Day로 바뀌었다는 것. 물론 이쪽도 훌륭한 곡임에는 틀림없고, 발매사로서도 유난히 발라드를 좋아하는 한국팬들의 성향을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곡의 지명도나 노출 기회를 생각해 봤을 때 라이브로는 좀처럼 듣기 힘든 Surrounded를 그대로 넣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곡 안에서도 몇 번이고 변화하는 박자와 복잡한 구성, 그리고 트랙마다 5~10분에 이르는 긴 연주시간. 그러나 멤버들은 마지막 1초까지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자리를 탄탄히 지키며 한 덩어리가 되어 공연을 이끌어간다. 특히 3번은 즉흥곡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멋진 연주로 청자를 매료시키는 트랙.
스튜디오 앨범을 초 단위까지 재현해내는 엄청난 연주력과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 여기에 밴드로서의 집중력이 한데 어우러진 본 앨범은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최고의 라이브 음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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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