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보세요

찾아올 사람 없는 대낮에 울리는 초인종 소리. 문을 살짝 열어 보니 양복 말끔하게 차려입은 아저씨가 신문을 들고 서 있다.

-ㅈㅇ일보에서 나왔습니다. 저희 신문 좀 보시겠어요?
-아버지가 ㅈㅅ일보 보시는데...
-지금 구독 신청하시면 사은품도 있습니다.

가만 보니 손에 신문 말고 뭔가 봉투가 들려 있군. 저 모양은...

-네, 현금 X만원 드립니다. ^^

아저씨, 그거는 사은品이 아닌데. 본사에서 지원금이라도 나온 거유? 아님 지점 돈 털어서?

'아버지가 보시는 거라 내 맘대로 못 하겠다'며 어찌어찌 돌려보내고 들어오자 어머니 曰

-지금 신문도 7개월치 서비스로 넣어준다고 해서 보는 건데. 한달에 15000원 잡아도 그게 얼마야?

돈봉투 든 사진 찍어서 부당영업행위로 찔러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본사에선 모르는 일이라고, 지점 독단이라고 발뺌하면 그 아저씨만 욕보는 거지. 돈이야 차고 넘칠 테니 잉크도 안 마른 초판이 폐지공장으로 직행해도 그게 다 발행부수라고 우기면 되고. 신뢰도 조사에서 꼴찌를 먹어도 자기네 지면에는 절대로 그런 기사 안 뜨고.
정론이나 정확한 보도는 내팽개치고 돈과 술수로 독자수 뻥튀기하는 저런 것들이 언론자유가 어떻고 사회정의가 나발이고.
잡것들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