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2009. 8. 4. 01:55
이번에 개봉한 코난 극장판. 운좋게도 모 지인께 예매권을 얻어 공짜로 보게 되었다. 평일 관람이다 보니 시간이 상영표 맨 마지막인 8시 45분. 게다가 자막판!
...뭐, 투니에서 더빙판만 봤으니 이 참에 일판 성우 목소리 들어 보는 것도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할까.

평일 늦은 시간, 게다가 애니메이션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나중에 영화 끝나고 보니 관객 연령대도 꽤 높은 편.

원작의 기둥 스토리(주인공을 아이로 만든 검은 조직)를 다루는 내용인데다가, TV에서 틀어주는 예고편을 보고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뼈대가 되는 사건 자체는 TV판에서 2~3부로 나누어서 해 주는 그런 수준이고, 검은 조직은 가끔씩 얼굴 비추며 적당히 놀아 주는 역할이 전부. 굳이 엮어넣지 않아도 될 사건에 떡밥 삼아 어거지로 끼워맞춘 듯 보였다면 너무 심한가??
적·아군 할 것 없이 TV판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서 왁자지껄한데, TV판을 꼬박꼬박 챙겨보지 못한 사람은 누가 누구고 예전에 어디서 어떻게 얽힌 인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시리즈가 오래 돼서 캐릭터가 많아지니 챙기면서 보는 것도 고역이군. -_-

번역 자막은 나쁘지 않은 편. 글자수 압박으로 과도한 의역이나 압축이 가끔씩 나오긴 했지만, 인물 호칭이라든가 추리 설명 부분을 비롯해 깔끔하게 잘 정리한 느낌.
하지만 관객들을 쓴웃음짓게 만든 결정적인 오타가...


P.S. 1.
자막판에는 모든 인물/지명이 일본어판 그대로 표기되어 나오는데, 중간에 느닷없이 투니판 번역 이름이 튀어나와 객석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내가 확인한 것은 두 군데.
번역자가 중간에 실수를 한 것인지, 일본어판 이름이 어색할 꼬마 관객들을 배려해 일부러(?) 번역판 이름을 넣은 것인지는 불분명.

P.S. 2.
카라테 달인을 넘어 마침내 초인의 영역에 도달한 란 누님.
거기서 그건 반칙입니다요!!

P.S. 3.
늘 그렇듯 제작진 명단 올라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우르르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나는 평소처럼 느긋하게 앉아 엔딩곡까지 전부 감상.
노래 다 끝나고 '상영 끝났으니 손님들 나가 주세요'라는 듯이 천정에 불이 들어오는데, 엔딩 끝나고 나서 후일담(다음편 예고?) 비슷한 추가장면이 약간 더 있더라지. 나가려던 사람들은 당연히 전부 제자리에 앉고, 환하게 들어왔던 조명도 잽싸게 OFF.
결국 추가장면까지 다 끝나고 다시 조명 ON... 놀랍게도 관객 중에 절반 이상이 끝까지 남아서 엔딩과 추가장면을 보고 있었다.
총총히 객석을 빠져나가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
"...엔딩이랑 추가장면까지 다 봤으니 오타쿠 인증 완벽하네."
뭐야 여기 관객들 무서워... =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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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