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에 쌓인 롬파일 정리하다가 눈에 띈 물건 하나.

서기 2010년, 전세계는 대불황에 휩쓸리고, 일본도 예외없이 경제붕괴 위기에 직면. 그리고 2020년에는 후지산의 대분화로 일본 곳곳이 초토화되고 만다.

어찌어찌 큰 피해는 면한 도쿄시티지만 행정과 경찰은 기능을 잃고, 폭력과 무법이 활개치는 거리에는 조직 간의 다툼 끝에 이들을 모두 통합한 거대 폭주족 단체 '미신(美神)'이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타이틀 한가운데 떠억 박힌 한 글자, '족(族)'!!

게임 내용은 배틀 레이싱 비스무레한 달리기 파트와 횡스크롤 진행형 액션의 짬뽕물.
명색이 폭주족인데 공사장에서 곡괭이 내팽개치고 달려온 듯한 저 옷차림은 뭐냐... 참고로 스샷의 적 캐릭터는 전부 여자(!!).


게임 본편은 특별히 설명할 것도 없는 평범한 물건이지만, 프롤로그가 나름대로 인상에 남았다고 할까. 이렇게 북두권스러운 분위기로 시작할 때는 연도나 지역 설정은 적당히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구체적으로 딱 지정해 주었고, 게다가 시간이 지난 현재 상황과 얼추 맞아떨어지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군.
세계 경제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얼마 전에 일본에서 화산이 터졌다고 했으니. 덕분에 인심 흉흉하기로는 게임 속 세상보다 못할 게 없고. 적어도 도입부 자체는 뜬금없이 똥폼만 잡는 수준에서는 벗어난 셈.
발매 후 15년이 흐른 지금, 제작자가 이 오프닝을 다시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감상을 들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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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PEDIEM